워렌 버핏, 강세장 예상 대규모 베팅

매일경제 2008-03-11 07:16

"워런 버핏은 중장기 강세장을 기대하고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해 하루 평균 7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매입하는 등 주식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모은다. 미국 다우존스가 발행하는 주간 투자정보지인 배런스는 10일(현지시간)자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버핏의 2007년 투자패턴을 분석한 결과 버핏이 엄청난 주식을 매입하는 등 주식시장에 승부를 걸었다고 전했다. 버핏은 지난 한 해 동안 벌링턴 노던 산타페와 크래프트 푸드 등 모두 191억달러(18조3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2006년에 사들인 주식 92억달러의 두 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버핏은 영업일수 기준으로 매일 7500만달러(약 712억원)의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이에 반해 버핏이 지난해에 처분한 주식은 약 80억달러로 매수에서 매도를 제외한 순매입 규모는 1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버핏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주식은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로 47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어 식품회사인 크래프트 푸드에도 42억달러를 투입했다. 이 밖에 금융기관인 웰스파고 30억달러,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 27억달러, 프랑스 제약회사인 사노피 아벤티스와 미국 은행인 US방코프에도 각각 15억달러를 투자했다. 이에 반해 버핏이 처분한 주식은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로 40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처분해 5년 동안 10배 이상 수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은 750억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2004년 370억달러, 2006년 615억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버핏은 이와 함께 주가지수 파생상품시장에서도 강세장에 베팅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가지수 옵션 거래를 통해 45억달러의 파생주식상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옵션 거래를 통해 15~20년 후 S&P500 등 주요 지수가 계약 당시 정한 주가 수준보다 떨어질 경우 버크셔 해서웨이가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하지만 지수가 계약 당시보다 올라갈 경우 45억달러와 이에 대한 투자수익을 벌게 된다. 버핏은 한마디로 장기적으로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내는 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베런스는 버핏이 지난해에 대규모 주식을 매입하고 강세장에 베팅한 것은 버핏이 장기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이 밖에 부도 나지 않는 고수익 채권 32억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득한 주식 가운데 지난해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은 우리나라 철강회사인 포스코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2006년 포스포 주식을 주당 평균 163달러에 사들여 약 233%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사들인 사노피 아벤티스 투자에서 14% 손실이 났으며 크래프트 푸드 7.7%, US뱅코프에서도 4.5% 손실을 보는 등 최근 투자수익률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버핏의 투자종목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올해 이익이 보험시장의 부진 등으로 전년보다 낮아질 수도 있지만 버핏이 가격이 크게 하락한 채권과 주식을 사들임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 위정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