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구재상 사장 “지금이 저평가 우량주 매수 적기”

ㆍ“하반기 증시 회복세 전망…하락장서도 매수전략 펴”

ㆍ“펀드 수익률 기대 못미쳐 지난달 마음고생 너무 커”

올 들어 국내외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업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쏠렸다. 대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팔게 마련이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달랐다.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한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 5층 집무실에서 만난 구재상 사장(44·사진)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펀더멘털(기초 여건)을 감안할 때 현재의 주가는 가격매력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속이 편할 수 있겠느냐”며 지난달 펀드 수익률이 급락했을 때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난달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수익률 최하위 4개 펀드가 모두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였고, 수익률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미래에셋 펀드도 찾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 18일 현재 수익률 상위 30위권에 9개 펀드가 올랐고, 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 등 대표 펀드의 수익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하락세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가 국내 주식시장에 예상보다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고, 선진국도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에는 주식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저평가된 우량 기업들이 많다. 미래에셋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특히 미래에셋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인사이트 펀드’의 수익률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부침을 겪게 마련이다. 인사이트 펀드는 현재 손실이 발생했지만 글로벌 시장이 안정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다. 인사이트 펀드는 설정된 지 이제 3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장기 분산투자는 높은 수익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주식시장의 우려와 달리 ‘펀드런’(대량 환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국내 투자문화가 성숙돼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 세계경제는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이 이끌어 갈 것이다. 글로벌 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의 낙폭이 컸지만 조만간 중국 증시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

-미래에셋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주식시장을 좌우한다는 얘기도 있다.

“미래에셋이 다른 자산운용사에 비해 높은 지분율의 종목들을 많이 갖고 있는 편이다. 이를 두고 미래에셋이 특정 종목에 투자를 집중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보면 업종과 종목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실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이지 특정 기관의 매수로 오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

-펀드 환매를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데.

“장기적으로 주식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장기 분산투자밖에 없다.”

〈글 박경은·사진 김세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