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이 모두 ‘돈’ … 실물에 주목하라 읽어볼만한글2008. 1. 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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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코노미21 한국석유공사 제공 |
주식 · 채권 변동성 확대, 대안 투자처 ‘부각’ … 가격 예측 ‘곤란’ 분산투자 ‘해법’
‘세상 만물은 곧 돈이다.’ 실물투자는 화폐가치라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 원리에서 출발한다. 사물의 현 시세를 판단하고 향후 변동성을 예측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실물투자는 대상과 범위에 선을 긋지 않는다. 금, 원유, 부동산 등 고가 실물자산은 물론 와인, 한우, 미술품 등 돈 될만한 것은 모두 투자 대상이 된다. 심지어 옥수수, 커피, 설탕 등 저가 1차 상품까지 펀드의 옷을 갈아입고 재테크 기대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실물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때문이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주식 투자의 대안으로 인플레이션에 기초한 ‘실물’이 주목받는 것이다.
최근 수개월 동안의 수익률만 따지면 각종 원자재 펀드들은 그야말로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금 투자 펀드들은 한달 만에 15% 이상 수익률을 올렸고, 광물 관련 상품 역시 10%대의 높은 이익을 실현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함께 에너지 펀드들도 10% 이상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실물투자의 주류는 대상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관련 회사 주식이나 해외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 형태를 띠고 있다. 실물투자 자체가 가진 가격변동 위험을 최대한 줄여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리기 위해서다.
최현주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와 미 달러화 약세 추세 등으로 원자재 및 금 관련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 국가에서 기초 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원자재 시장의 장기 전망 또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 물가 상승 등으로 주식시장은 큰 부담을 받고 있지만, 실물투자자들은 탄탄대로의 희망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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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21 표 |
이처럼 실물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탁월한 위험 회피(리스크 헤지)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물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와 정반대의 수익률 곡선을 그린다. 최근 원유, 금 등 천연자원 가격 상승 이후, 국내 증시와 원자재 펀드의 엇갈린 명암이 이를 잘 설명한다.
국제적 인플레이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지만, 원자재 투자자들은 단기간 수십%의 수익을 얻으며 환호성을 쳤다. 주식과 실물에 분산투자한 사람들이라면 증시 급락의 타격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김성태 굿모닝신한증권 웰스메니지먼트 부장은 “실물이란 물가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므로 상당부분 물가상승률과 연동한다”면서 “실물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변동성이 높아진 주식시장에 대한 반작용이며, 인플레이션 상쇄에 대한 기대로 풀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물투자는 보조적 활용처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식·채권 투자의 위험 회피 수단으로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주된 투자처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실물의 특성상 단기 가격 변동성이 크고, 향후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 출시된 실물펀드들은 종류별로 수익률에 큰 편차를 보여 왔다. 금, 원유 등 천연자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현주 팀장은 “원자재 펀드처럼 한 분야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는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가격변동성이 크게 마련”이라며 “경기 흐름이나 전망이 투자시기와 맞아 떨어지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심각한 원금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실물투자의 대원칙은 주식·채권과 연동한 분산투자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