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큰손' 증시복귀 움직임

실질고객예탁금 바닥치고 회복세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스마트머니'로 불리는 거액의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개인 큰손들이 주식시장으로의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개인 큰손들은 기관이나 외국인 못지 않은 정보력과 판단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단순한 의사결정구조 덕분에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이들의 자금 동향은 증시 흐름의 변화를 포착하는 데 유용한 선행지표로 쓰인다.

1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스마트머니의 유출입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실질고객예탁금은 수개월 째 감소 흐름을 보이다 이달 초 바닥권을 형성한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질고객예탁금은 설 연휴 이후 이틀 동안 1조3천464억원 급증하면서 12일 현재 10조2천26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던 지난 해 10월 중순 14조원대로 늘어났던 실질고객예탁금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5일 8조8천805억원까지 후퇴했었다.

고객예탁금을 토대로 미수금과 신용잔고, 개인매도결제액 등을 감안해 산출하는 실질고객예탁금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계좌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자금 유출입을 보여주며 특히 거액의 자금을 운용하는 개인 큰손들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지표로 인식된다.

과거 증시 흐름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실질고객예탁금은 한발 앞서 이를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왔는 데, 이는 증시 영향력이 큰 개인 큰손들이 시장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를 감안할 때 급감세를 보여온 실질고객예탁금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추후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 초부터 기조적인 실질고객예탁금 유출세가 둔화되고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특히 2001년부터 계속된 실질고객예탁금 상승추세 하단의 지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이어 "투기적이지만 영리한 단기 자금들이 서서히 증시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외국인 매도세와 기관투자자의 소극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