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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자산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흔히 ‘연초 효과’라고 해서 새해가 시작되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이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눈을 돌려 해외를 둘러봐도 악재만 들려온다. 미국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넣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느니, 중국 증시가 연일 폭락세를 거듭한다느니, 석유와 농산물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와 곡물값이 올라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느니, 지난 2003년 이후 국내 자산시장을 지배하는 장밋빛 낙관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각 언론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대별되고 있다. 한쪽은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Time heals all wounds)’라는 증권 시장의 오랜 격언을 인용하며 지금은 살 때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떨어지는 칼날은 잡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고 논박을 전개한다. 어느 쪽이 올바른 입장이었는지는 물론 시간이 해답을 내려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자산시장의 앞날을 가늠하기 위해 생각해 볼 수 몇 가지 준거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기적 시장 변화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하나의 기준을 제공할 것이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모든 투자 수익은 궁극적으로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 수익과 현금성 자산은 예금의 수익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는 보는 것이다.

주식의 수익이란 기업의 소유할 때 발생하는 수익이다. 즉, 주식 투자란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므로 주식의 수익은 궁극적으로 기업이 매년 발생시키는 이익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주식 투자 수익률과는 다른 것이다. 단순 투자 수익은 주식을 사서 그 주식의 가격이 올라 버는 것을 의미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수익은 기업이란 자산을 소유해서 그 회사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돈(순이익)을 말한다.

투자 타이밍 예측 ‘비효과적’

반면 예금의 수익은 곧 이자가 된다. 예금이란 현금성 자산이 뿜어내는 이익의 힘은 다름 아닌 이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현재 주식 자산을 소유하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현금성 자산인 예금 금리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2008년 1월 28일 주가수익률(PER)은 14.5배다. 이는 우리나라 코스피 시장의 기업을 현재 주가를 지불하고 몽땅 살 경우 현재의 수익을 계속 유지한다면 14~15년 뒤에는 투자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PER는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PER의 역수는 이익을 주가로 나눈 것이 된다. 주식, 즉 기업을 사서 발생하는 이익(경상이익)은 바로 주식 자산의 이익률이 된다. 1월 26일 기준으로 6.8% 정도다. 예금 금리는 올 초까지만 해도 7%대였다. 1월 말에는 다시 5%대로 떨어졌다. 7%대 예금 금리를 기록할 때만 해도 주식과 예금의 이익의 차이는 별로 없었지만 이제 다시 주식의 이익률이 높아진 것이다. 올해 주식시장이 어렵다 하더라도 여전히 주식의 매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대 수익은 낮춰야 한다. 왜냐하면 2003년 이후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금 등 대부분의 모든 자산이 무차별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산 가격의 대폭등’이었다. 모든 자산이 5~6년 동안 적게는 3~4배 올랐는데, 여기서 다시 지난 5~6년 동안과 같은 가격 상승세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지난 시기의 자산 가격의 폭등을 바라보는 정확한 인식이 필요한데, 이는 ‘국내 자산의 급격한 저평가 해소 국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2003년부터 국내 증시의 PER는 10배가 되지 않았다. 세계 11~12위권의 국가 중에서 PER 10배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거래되는 예는 세계적으로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무차별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였던 것이다.

2008년 올해에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주식 자산을 편입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흔히 가격의 변동성이 심해질 때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것은 언제 빠져나올 것인가, 아니면 어느 시점에 투자를 재개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사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런 식의 타이밍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예측의 현실적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실증적 연구 결과는 오히려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 더 효율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시간 축을 길게 잡아라

미국의 샌퍼드 번스타인&컴퍼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26년부터 1993년까지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간의 평균 수익률은 11%였다. 하지만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은 1926년부터 1993년까지 전체 기간의 7%에 불과했다. 60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93% 기간의 수익은 평균 0.01%에 지나지 않았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 정확한 시점을 알 수 없다면 시장을 떠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전략임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해야 할 문제는 투자 시점의 문제보다는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즉, 어느 정도 비중을 가져가야 할 것이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 비중이 낮아지면 비중을 늘리고, 반대로 주가가 많이 올라 수익이 많이 나면 비중을 줄이는 역발상식 자산관리가 효과적이다. 또 한 가지는 적립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과거 미국과 한국의 증권시장을 보면 대략 4년 정도 투자하면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26년부터 1989년의 기간을 4년 단위로 끊어서 평균 수익률을 산출해 보았다. 단 한 차례만 수익률이 마이너스였고, 나머지 기간은 모두 플러스였다. 마이너스 시기도 미국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였던 1929년 대공황 직후였다. 이때 미국 국민 중 40%가 실업자였고 수백 개의 은행이 부도가 났다. 이 시기를 제외하고는 4년 이상 투자하면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보여 주었다. 미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증권사가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3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손실 확률이 크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과거의 결과가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의 투자 기록이 보여주는 교훈을 우리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펀드 투자로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들은 투자의 시간 축을 늘려 잡을 필요가 있다.

올 자산시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6년 동안 자산 가격이 폭등했고, 또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미국발 금융시장 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투자자들에게 긴 인내심을 요구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역사의 실증적 분석이 보여주는 바는 내 몸에 맞는 자산 배분을 하고 시간 축을 길게 가져가는 사람이 이 위기로부터 보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상건·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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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