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백전백승한 투자비법은?

탐욕에서 공포로

KOSPI가 장중 100포인트 넘게 추락하기도 했던 지난 며칠간은 국내외 주식시장이 공황상태를 보였다.  어떤 투자자들은 빠져나올 시기를 놓쳤다고 후회하고 다른 투자자들은 증시가 얼마나 더 추락할 지에 대해 두려움에 휩싸였다. 소수의 투자자들 만이 지금이 매입시점이라고 조심스럽게 분할매수를 하기도 하고 펀드에 추가불입 하기도 했다. 지난 며칠간 대부분 투자자들의 심리는 한마디로 ‘공포상태’ 그 자체였다. 그런데 불과 3개월 전의 모습을 돌이켜보자. 

 

 주가지수가 2060을 돌파하던 시점에도 일부 증권사들은 연말 예상지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장미 빛 전망을 내놓고 있었고 펀드로는 밀물같이 자금유입이 지속됐다.  그 당시에는 거의 모든 펀드들이 수개월만 경과되었어도 수익을 내고 있었고 몇 백% 수익에 이른 투자들도 있었다.

 

  투자의 賢人 워렌 버핏이  자주 쓰는 두 개의 단어를 빌리자면 지난 며칠간 대부분 투자자들의 심리를 ‘공포’ 라고 표현한다면 3개월 전 투자자들의 심리상태는 ‘탐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워렌버핏은 투자자의 최대의 적이 탐욕(greed)과 공포(fear)라고 했고 그 걸 극복해야만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뇌가 손상된 투자자에 대한 실험

 몇 년 전에 Wall Street Journal 에서 재미있는 실험결과를 게재한 적이 있다.  IQ가 서로 비슷한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다음에 두 그룹간에 도박게임을 시키는 실험이었다.  한 그룹은 뇌가 정상적인 사람들이었고 다른 그룹은 감정을 관할하는 뇌의 일정 부분이 손상된 사람들이었다.  도박게임에서의 승자는 어느 쪽이었을까?  바로 뇌가 일정 부분 손상된 그룹이었다.  이들이 감정에 덜 휩싸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 보다 수익과 위험의 상관관계를 더 합리적으로 판단하였다.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인간의 감정이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이웃에서 만난 투자의 賢人

지난 주말에 필자는 우연히도 가까운 곳에서 투자의 賢人을 만났다.  졸업후 30여년 만에 여러 대학동기들과 별장에서 하루 밤을 보낼 기회가 있었는데 그 간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가 투자에 대한 경험담도 서로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친구들 중에 놀랍게도 20여년 간 주식과 펀드투자에서 한 번도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그 친구의 평소 언행이나 재력으로 미루어볼 때 과장하는 표현이 아니었다. 그 친구의 투자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첫째, 주로 신문 등을 보면서 혼자 연구하여 우량종목과 매매타이밍을 정한다. 수많은 투자정보나 전문가들의 견해에는 관심이 없다.

둘째, 매입 시 정했던 수익률에 다다르면 미련 없이 처분한다.

셋째, 1년에 2~3번 정도만 사고 판다.

넷째, 예상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오를 때까지 장기투자 한다.

 

 무척이나 평범해 보이는 그 친구의 투자철학을 음미해보면 워런버핏의 여러 주장과 너무도 일치한다. 특히 당초 계획한 수익률에 다다르면 더 이상 탐욕을 부리지 않는 절제, 하락 장에서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기다리는 인내심에서 그 친구는 적어도 탐욕(greed)과 공포(fear)를 극복한 투자자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다.

 

 賢者들을 닮으려는 노력

 워렌버핏이나 20년간의 투자에서 줄 곳 성공해온 필자 친구의 뇌가 손상되었을 리 없다. 아마도 그들은 천부적으로 감정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질이 보통 사람들 보다 뛰어났을 것이다. 물론 모든 투자자들이 워렌버핏 처럼 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투자의 賢人들을 닮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는 탐욕과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그 만큼 투자에 있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