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마음과 정부의 시책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정부에 의해서 받는 영향이 종종 단기적으로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부동산 시장에 깊이 관여하고 있거나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은 정부에서 아무리 어떤 의도를 가지더라도 시장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과 정부의 힘을 무시하곤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렇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의도에 부합되는 방향대로 시장이 조금이라도 움직일 확률이 높습니다. 지난 오랜 역사에서도 대개는 이러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그 특성상 각종 제도와 법규와 자금시장의 상황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전망 하는데 있어서 정부의 의지를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권한이 큰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마음은 곧 정부의 의지로 이어집니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의 마음이 어떤지는 대개 드러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 아파트 가격이 무조건 크게 올라가는 것을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는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은 다주택자를 제외하고 일반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는 경제적으로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반드시 무주택자에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파트 보유자도 내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일시적으로는 좋다고 느낌을 가지더라도 다른 아파트들도 다 올라버리면 오르기 전과 실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 됩니다. 또한 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원하면서 아파트를 옮기거나 좀 더 큰 평형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른 다음에는 아파트를 옮길 때에 추가비용이 더 많이 늘어납니다. 또한 아파트 가격의 상승은 전세가격의 상승을 더욱 촉진시키면서 국민들의 주거비용 부담을 더욱 늘려서 경제 활성화에 역행합니다.

경제 살리기를 주된 목표로 내세우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입니다. 심지어 도덕성이나 다른 면에서는 회의를 가지는 사람들조차도 경제를 잘 살려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대통령 당선자에게 투표를 한 사람들이 많은 상황이므로 더더욱 경제 살리기는 앞으로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내 아파트 가격이 무조건 오르리라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에서는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되어서 유동성이 좋아지게 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런 마음에 의하여, 거래에 수반되는 세금의 인하가 필수적으로 뒤따르게 되고, 양도세의 인하는 아파트 가격의 상승의 크게 자극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양도세의 인하가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서 단기 투자목적으로 아파트를 매매할 때에 뒤따르는 양도세 부담까지 줄이기는 힘들 것입니다. 직접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고 장기 주거를 한 경우일수록 양도세 인하 폭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순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양도세 내리는 것이 집값 상승을 야기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중고주택의 거래를 늘려서 공급이 확대되는 효과를 얻어내는 방향으로 추진되리라 봐야합니다.

또한 주거지의 용적률 상향조절이나 택지 지구 개발, 기존 구주택가의 재개발 등을 확대하고 촉진시키면서 공급확대를 추구할 것입니다. 용적률의 상향조절은 단지에서 분양가구수를 늘리고 분양금액을 늘리기 때문에 초기 건축단계에서는 경제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막상 높아진 용적률의 아파트 단지는 용적률이 낮은 아파트 단지보다는 주거의 쾌적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투자효과까지 노리는 경우라면, 용적률이 높아지기 전에 구입하는 것이 최선이고 용적률이 많이 높아진 상태로 지어진 아파트라면 구입 시에 신중히 검토를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 새로운 택지 개발지일수록 건물들의 외형 디자인, 내부 평면구조, 단지 내 조경시설, 주민 공동 사용공간 등을 과거보다 훨씬 더 좋게 설계하고 잘 짓기 때문에 오래된 아파트들과 차별화되는 방향으로 나갈 것입니다. 따라서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투자효과가 나타나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입니다.

최근에도 어떤 유명 아파트 단지에 갔을 때 느껴지는 것이, 과거의 관념에 의해서는 아직까지 다른 데보다 매우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 대비한 상대적인 주거가치는 신형아파트 단지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외부 공간이 협소하여 주차하기 편하지 않고, 옥외 주차이다 보니 눈비에 차가 항상 노출되고 있고, 단지 안이나 단지 주변의 환경적인 쾌적성도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평형의 신형 아파트에 비해서 발코니 면적도 많이 작고, 남향으로 향한 방의 개수도 작고, 기타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주거가치가 신형아파트 단지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리모델링을 하게 되더라도 집과 집 사이의 거리를 바꾸지는 못하므로 평수를 늘릴 때에 집 내부가 안으로 쑥 들어가게 되면서 길이만 길어지게 됩니다. 평면구조가 안 좋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폭발적인 대세상승기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은 가격 대비한 주거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갈 것입니다. 특정 지역의 특정 아파트를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지역적인 고정관념 때문에 주거가치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던 아파트들이 작년에도 상당히 가격이 올라온 것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파트 구입 시에는 과거에 가격이 변동되어온 상황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냉철히 판단하여 비슷한 주거가치임에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나, 비슷한 가격임에도 실 주거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또한 신형 아파트가 대량으로 공급되는 택지개발지 중에서 위치가 괜찮은 곳은 언제라도 열심히 청약하여 당첨이 되기를 겨냥하면 좋을 것입니다. 은평지구, 송파지구 등도 진입할 수만 있다면 하는 것이 괜찮을 것입니다.

기존의 아파트는 대세상승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정부에게 큰 부담이 되는 반면, 오래된 구옥이나 빌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아파트 가격의 상승보다는 덜 부담으로 느낄 것입니다. 일단 구옥과 빌라는 서민 형태의 주택이기 때문이며, 정부와 서울시는 구옥과 빌라가 밀집한 지역의 재개발을 통하여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낡은 동네의 재개발은 도시의 주거환경 개선에 결정적으로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국가의 발전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미 상당수의 구옥과 빌라가 투자자들의 손으로 넘어가기는 했겠지만 발품 팔면서 노력하면 앞으로 추가의 기회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명하게 알려진 재개발 지구는 가격이 많이 올라있는데, 뉴타운으로서 재개발이 되면 그런 지역에 붙어있는 지역이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지역은 유명 재개발 지구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할 터이므로 그런 지역에서 물건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됩니다.

아파트 구입을 위한 대출제도는 현재보다 크게 완화하기 보다는 경제에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범위 내에서 조심스럽게 보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주택시장의 서브프라임 문제로 인하여 홍역을 치르는 것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확대로 인하여 주택 구입자가 미래의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되도록 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택 가격이 완만히 오르거나 차별화되면서 오를 수는 있지만, 지난 몇 년 만큼 빠른 속도로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대출을 적정수준 이상 너무 많이 받으면서 구입하는 것에는 보통 사람이라면 신중히 대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린벨트는 환경보전의 목적상 일방적으로 푸는 방식으로 나가기는 힘들고, 그래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작은 국가에서 대도시 주변에서는 특히 제한되어있는 토지면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녹색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제한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은 모색될 수도 있습니다.

즉 일반적인 주거단지로는 개발을 못하지만, 예를 들어서, 지역에 따라서는 숲이 공존하는 전원주택형 주거단지로는 개발을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이므로 아파트가 아닌 일반적인 타운형 주택이나 전원주택 등도 지금보다 수요가 꾸준히 늘어 가리라 전망되므로 그런 집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구입을 꺼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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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외부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