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9. 09:53
(가치투자)美 주택경기와 `두 가지 시나리오` 가치투자 공부방2008. 1. 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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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던 미국 주택 가격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주택 판매량이 줄고, 주택 재고량이 늘고, 주택경기실사 지수가 떨어지고, 모기지 부담 능력이 낮아지고 있다.
즉 미국 경제의 소비 및 생산 활동의 중심축이었고, 신용 확대의 주요 통로였던 주택부문이 드디어 위축되기 시작했다. 과연 이것이 미국의 실물 경제 활동과 금융시장, 그리고 나아가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 주택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도 이 때문에 지난 8월에 정책금리 인상을 중단했을 정도다. 여기에 대한 다수의 반응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가격 움직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최대 관심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오는 물가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이었다. 그래서 원자재 가격과 함께 움직이던 주가가 더 이상 원자재 가격을 따라잡지 못하고 먼저 손을 들어 버렸다. 이것이 바로 지난 5월 세계 주식시장에 일어난 급락이었다.
이 뒤를 이어서 미국 주택경기 하강의 조짐이 강해졌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 움직임을 잠시 중단했다. 이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에 경제의 생산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면 자연히 원자재 가격도 낮아지고 그래서 물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생각은 국채 가격을 올리고, 주식 가격을 올리고 있다. 대신에 원자재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
이 시나리오의 핵심은 주택경기가 죽으면 금리가 낮아져서 또는 금리를 낮추면 신용이 늘어나고 유동성이 풍부해져서 이것이 경제의 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에서는 주택경기의 하강을 어느 정도로 보는 것일까?
만약 모기지 대출을 받은 가계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열쇠를 문에 걸어두고 밤새 도망을 가버리거나, 또는 이 정도는 아니라도 더 이상 기존의 주택을 담보로 추가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면 이 충격의 정도가 어떻게 나타날까?
상상해 본다면 모기지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나 모기지를 기초로 만든 파생상품에 투자한 투자가들이 대출 및 투자 손실을 볼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도 국채와 기타 채권 사이에 신용 차이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 가계의 소비가 줄고, 그래서 생산 활동도 위축될 것이며, 미국의 무역적자도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들에 영향을 주어 전 세계적인 경기 위축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상상에 서 있는 사람은 미국 국채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이해해도 지금 주식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 지금 주식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정말 설명할 길이 전혀 없는 것일까? 이제 두 번째 시나리오를 이야기할 차례다. 이를 위해 잠시 2000년으로 되돌아가 보자. 2000년에 주가 폭락이 있었다. 주가 폭락으로 온 부의 감소를 메워준 것은 바로 주택 가격의 상승이었다.
이제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서 오는 부의 감소는 무엇이 메워줄까? 즉 어디서 다시 거품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지금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주택 가격의 하락은 그 동안 주택을 담보로 늘어난 과잉 신용을 위축시킨다. 이 과잉 신용은 미국 가계의 마이너스 저축률, 소득에 비해 높은 부채, 미국 대외무역 적자, 미국 과잉 신용의 해외 수출 등 많은 비정상적인 일들을 만들어냈다. 그럼 이번의 미국 주택 가격 하락은 이 과잉 신용을 축소하고, 나아가서 과잉 신용이 만들어낸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일이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어디 다른 곳에서 다시 거품이 일어나 이것이 주택 부문의 신용 위축을 쉽게 메울 것으로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임금 소득이 올라가는 것이다. 즉 임금 소득에 거품이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임금 소득이 노동생산성보다 훨씬 더 높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최근에야 이것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신용 확대가 일어나는 것이다. 미국의 달러가 전 세계 곳곳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다. 아직은 세계는 넓고 달러는 적다. 다른 나라들이 이 달러를 받아주는 한 그러하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에도 장벽은 있다. 과연 미국 경제가 얼마나 오래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임금 소득 증가를 견디려고 할 것인가? 이를 보고 금융시장은 다시 물가 인플레이션의 망령을 불러내지 않을까? 그리고 과연 언제까지 다른 나라들은 과잉 달러, 종이 달러를 계속 믿어줄 것인가? 믿어준다고 하더라도 자기 나라에 과잉 달러로 물가가 올라가는 것까지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상의 두 가지 시나리오는 이러저런 한계로 복잡하기 짝이 없다. 조지 소로스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그려지면 불안해서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이 말에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즉 미국 경제의 소비 및 생산 활동의 중심축이었고, 신용 확대의 주요 통로였던 주택부문이 드디어 위축되기 시작했다. 과연 이것이 미국의 실물 경제 활동과 금융시장, 그리고 나아가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 주택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도 이 때문에 지난 8월에 정책금리 인상을 중단했을 정도다. 여기에 대한 다수의 반응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가격 움직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최대 관심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오는 물가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이었다. 그래서 원자재 가격과 함께 움직이던 주가가 더 이상 원자재 가격을 따라잡지 못하고 먼저 손을 들어 버렸다. 이것이 바로 지난 5월 세계 주식시장에 일어난 급락이었다.
이 뒤를 이어서 미국 주택경기 하강의 조짐이 강해졌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 움직임을 잠시 중단했다. 이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에 경제의 생산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면 자연히 원자재 가격도 낮아지고 그래서 물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생각은 국채 가격을 올리고, 주식 가격을 올리고 있다. 대신에 원자재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
이 시나리오의 핵심은 주택경기가 죽으면 금리가 낮아져서 또는 금리를 낮추면 신용이 늘어나고 유동성이 풍부해져서 이것이 경제의 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에서는 주택경기의 하강을 어느 정도로 보는 것일까?
만약 모기지 대출을 받은 가계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열쇠를 문에 걸어두고 밤새 도망을 가버리거나, 또는 이 정도는 아니라도 더 이상 기존의 주택을 담보로 추가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면 이 충격의 정도가 어떻게 나타날까?
상상해 본다면 모기지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나 모기지를 기초로 만든 파생상품에 투자한 투자가들이 대출 및 투자 손실을 볼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도 국채와 기타 채권 사이에 신용 차이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 가계의 소비가 줄고, 그래서 생산 활동도 위축될 것이며, 미국의 무역적자도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들에 영향을 주어 전 세계적인 경기 위축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상상에 서 있는 사람은 미국 국채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이해해도 지금 주식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 지금 주식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정말 설명할 길이 전혀 없는 것일까? 이제 두 번째 시나리오를 이야기할 차례다. 이를 위해 잠시 2000년으로 되돌아가 보자. 2000년에 주가 폭락이 있었다. 주가 폭락으로 온 부의 감소를 메워준 것은 바로 주택 가격의 상승이었다.
이제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서 오는 부의 감소는 무엇이 메워줄까? 즉 어디서 다시 거품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지금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주택 가격의 하락은 그 동안 주택을 담보로 늘어난 과잉 신용을 위축시킨다. 이 과잉 신용은 미국 가계의 마이너스 저축률, 소득에 비해 높은 부채, 미국 대외무역 적자, 미국 과잉 신용의 해외 수출 등 많은 비정상적인 일들을 만들어냈다. 그럼 이번의 미국 주택 가격 하락은 이 과잉 신용을 축소하고, 나아가서 과잉 신용이 만들어낸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일이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어디 다른 곳에서 다시 거품이 일어나 이것이 주택 부문의 신용 위축을 쉽게 메울 것으로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임금 소득이 올라가는 것이다. 즉 임금 소득에 거품이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임금 소득이 노동생산성보다 훨씬 더 높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최근에야 이것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신용 확대가 일어나는 것이다. 미국의 달러가 전 세계 곳곳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다. 아직은 세계는 넓고 달러는 적다. 다른 나라들이 이 달러를 받아주는 한 그러하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에도 장벽은 있다. 과연 미국 경제가 얼마나 오래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임금 소득 증가를 견디려고 할 것인가? 이를 보고 금융시장은 다시 물가 인플레이션의 망령을 불러내지 않을까? 그리고 과연 언제까지 다른 나라들은 과잉 달러, 종이 달러를 계속 믿어줄 것인가? 믿어준다고 하더라도 자기 나라에 과잉 달러로 물가가 올라가는 것까지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상의 두 가지 시나리오는 이러저런 한계로 복잡하기 짝이 없다. 조지 소로스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그려지면 불안해서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이 말에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