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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9. 09:35

(가치투자)위조지폐 이야기 가치투자 공부방2008. 1. 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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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메리고> 라는 어느 나라에 경제가 나빠졌다. 물건 가격이 낮아지고, 물건이 팔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 나라에 <그린>이라는 머리 좋은 어느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위조지폐 즉 가짜 돈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린이 만들어 낸 가짜 돈은 정부에서 만들어 낸 진짜 돈과 너무 똑 같아서 아무도 이를 가짜 돈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린은 처음에는 돈을 조금만 만들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점점 더 많이 만들었다. 그린은 30 단위의 아주 많은 돈을 찍어냈다. 이중에 10으로는 주식을 샀다. 그 다음의 10으로는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샀다. 그리고 마지막 10으로는 부동산을 샀다.

이 덕분에 주식, 국채,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다. 이렇게 자산 가격이 올라가자 사람들은 부자가 되었고, 소비를 늘렸다. 또 그린은 혼자서 주식, 국채, 부동산을 사는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회사도 새로 만들고 사람들도 새로 고용했다. 그래서 일자기가 늘어났다. 나아가서 주택 가격이 올라가자 새로 집을 짓기 시작했고, 주택과 관련된 각종 제품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즉 이렇게 하여 경기가 다시 좋아졌다.

이때 마침 인구가 많은 <차인>이라는 옆의 나라가 그 동안 농업을 주업으로 하다 새로 공산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값이 싼 제품들이 아메리고로 수입되어 들어왔다. 이 결과 아메리고는 물가는 별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렇게 하여 아메리고는 경기 불황을 잘 넘겼다. 그 뒤 그린은 그의 돈 덕분에 경제가 좋아졌다는 것을 인정받아서 아메리고 중앙은행의 은행장이 되었다는 말도 있고, 그가 가짜 돈을 찍어내었다는 것이 들통이 나서 결국 감옥에 갔다는 말도 있다.

이상은 몇 십 년 뒤에 혹시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돈에 대한 교육용 동화에 실리기를 기대하고 만들어본 글이다.

가짜 돈과 진짜 돈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이 진짜 돈이라고 믿으면 진짜 돈이고, 가짜 돈이라고 생각하면 가짜 돈일까? 아주 옛날에는 생활에 가장 필요한 물건이 바로 돈이었다. 이때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가 너무 쉬웠다. 그러다 돈은 물건이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아서 금이나 은으로 바뀌었다.

금이나 은을 담보로 종이돈을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 종이돈을 가지고 가면 은행에 가면 언제든지 금이나 은으로 바꾸어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종이돈은 그 뒤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종이돈을 들고 은행에 가서 다른 무엇으로 바꾸어 달라고 하면 미친 사람이 된다. 마음씨 좋은 직원을 만나면 아마 새 돈으로는 바꾸어 줄 것이다.

이렇게 종이돈 뒤에 있던 것이 사라져버리자 진짜 돈과 가짜 돈의 구분이 어렵게 되었다. 정부가 찍어내면 진짜 돈이고 어느 개인이 찍어내면 가짜 돈이라는 구분은 웃기는 구분이다.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의 구분은 결국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믿음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사람들이 진짜라고 믿으면 진짜가 되고, 가짜라고 생각하면 가짜가 된다. 즉 정부가 찍어내는 돈도 모두가 진짜가 아니라 사람들이 믿지 않으면 가짜가 된다는 말이다.

그럼 사람들은 언제 정부가 찍어낸 돈도 가짜라고 생각하게 될까? 그것은 돈이 값어치를 잃어갈 때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점점 줄어들 때다. 즉 같은 양의 물건을 사는데 필요한 돈의 양이 점점 많아질 때다. 한 사회에 새로 생산한 물건 또는 가치의 양보다 더 많은 돈이 새로 불어날 때다. 이런 일이 오래 계속되면 돈은 점점 값어치를 잃어가게 되고, 사람들은 이 돈을 가짜라고 생각하게 되어 서로 피하게 된다.

긴 역사로 보면 많은 돈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서 역사의 주인공에서 사라져 갔다. 멀리는 로마가 그러했고, 가까이는 영국 파운드에서 미국 달러로 세계 중심 통화의 이전이 그러하다. 지금의 달러도 사람들이 이를 가짜라고 생각하고 피하기 시작하면 역시 같은 운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지금 미국은 사람들에게 달러가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는 것을 믿게 하려고 알게 모르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누가 위조지폐의 황홀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이미 몇 번 그 맛을 본 사람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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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