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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먼 곳에 빨리 가는 데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자동차가 있으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짧은 시간 안에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자동차는 빨리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세계의 명차를 보면 대부분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빠른 속도 뒤에는 안전성도 필요하다. 빨리 달리는 만큼 빨리 설 수도 있어야 한다. 속도를 낼 줄 아는 기능도 필요하지만 속도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브레이크 기능도 뛰어나야 비로소 명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펀드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고수익 고위험 자산인 주식펀드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채권펀드 역시 필요하다. 이들 주식펀드와 채권펀드 등을 적절하게 섞어야 서로 보완작용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투자교육현장에서 굳이 '채권펀드 투자가 필요한 것인가'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채권펀드의 수익률이 바닥에 머물자 '채권펀드 투자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2월18일 현재 채권펀드 수익률은 연초대비 2.85%에 불과하다. 1년간의 수익률 역시 2.88%에 머물었다. 이는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연수익률(4.5~5.0%)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채권펀드 수탁고가 '없는 집 쌀독 마냥' 팍팍 감소하고 있다. 12월17일 현재 채권펀드 수탁고(MMF 제외)는 42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 50조4000억원에서 무려 8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주식펀드 (주식 60% 이상)는 같은 기간 66조2500억원 이상 늘었다.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에 빠졌다.

 

그렇다면 채권펀드가 과연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이 없는 것일까? 우선 채권펀드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채권펀드란 국공채와 회사채를 비롯해 정기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채권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채권은 일종의 차입증서라고 할 수 있다. 정부나 기업 등에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일정 기간 이후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기로 약속하고 발행하는 유가증권의 일종이다. 채권은 발행하는 기관이 망하지 않는 한 미리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돌려준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이 특징이다.

 

채권펀드는 구분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투자기간에 따라 단기형(90일), 중기형(180일), 장기형(1년)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투자기간이란 일반적으로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을 말한다. 환매수수료란 일정한 기간동안 환매를 막기 위해 그 전에 환매할 경우 부과하는 벌금 개념의 수수료다.

적어도 투자자들이 환매수수료를 부과하는 기간에는 환매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 기간을 투자기간으로 간주해 펀드를 구분한 것이다. 그러나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이 실제 투자기간과 차이가 많아 이 같은 펀드 분류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즉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은 90일에 지나지 않은 단기형이라도 실제 투자는 1년 이상 이뤄지고 있는 펀드들도 상당하다. 이런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실제 채권들의 평균 잔존 만기를 기준해 채권펀드를 다시 분류하는 개선이 필요하다. 채권펀드는 또 주로 어떤 채권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국공채펀드, 회사채펀드, 투기채펀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국공채의 경우 국가나 공공기관이 발행한 채권이어서 부도 위험이 없지만 그만큼 금리도 낮다. 반면 회사채나 투기채펀드는 국공채에 비해 부도위험이 높은 만큼 금리도 높다.

 

이와 같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펀드 내에 편입되어 있는 채권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채권의 시장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유통수익률(금리)과 서로 반대의 움직임을 가진다. 즉 시장이자율이 오르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채권형 펀드에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시장 이자율이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상승하여 채권형 펀드에 이익이 생기는 식이다. 이때 가격 움직임은 투자한 채권의 만기 길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편입된 채권의 만기 길이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변동한다. 따라서 금리가 내릴 것 같으면(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 같으면) 채권의 만기 길이를 길게 해서 펀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반대일 경우 채권의 만기 길이를 짧게 해서 손실을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 채권펀드는 어떻게 운용될까. 채권펀드의 운용 방법은 대체로 서너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매우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경우다. 주로 투자자금의 70~80%를 국공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되 채권가격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펀드의 만기와 투자채권의 평균만기를 일치시킨다. 즉 한 번 산 채권은 만기 때까지 기다렸다가 미리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또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단기적인 채권매매와 금리선물 매매를 최대한 제한한다. 이 전략은 시장금리 정도를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기법으로 높은 수익률을 주지는 못한다. 그 대신 안정성이 아주 높은 전략으로 손실의 가능성을 최소화한 운용 방법이다.

 

두 번째는 최대한 위험을 부담하면서 고수익을 지향하는 투자 방법이다. 펀드 내 약 30~40%의 채권을 펀드의 만기와 일치시키고 나머지 60~70%의 자산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고 파는 방법이다. 수시로 시장금리의 변화를 예측해 채권의 잔존 만기를 늘이거나 줄여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또 금리선물을 이용해 채권투자 비중을 늘이거나 줄이기도 한다. 단기적인 금리의 움직임을 잘 맞추기만 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운용방법이다. 하지만 단기투자로 인해 위험이 높아지므로 수익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세 번째 유형은 중간정도의 위험을 부담하는 운용 방법이다. 펀드의 절반 정도는 채권에 고정적으로 투자하고 채권거래와 금리선물 사용도 약 20~30% 내에서 가끔 사용한다.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손실 방지쪽으로 운용의 초점을 맞추고 채권도 가능하면 부도의 위험이 없는 초우량기업이 발행한 것만 투자한다. 물론 이런 펀드는 시장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자 한다.

 

채권펀드의 성과가 부진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 급증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또 주가의 대세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최악의 투자 환경이 오히려 채권펀드의 투자 기회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채권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급변할지 알 수 없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 대한 만연한 기대보다는 일정 비중을 안정적인 채권자산으로 분산 투자함으로써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펀드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은행예금 상품이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은행예금 상품의 경우 중도에 해지할 경우 낮은 금리로 떨어진다. 반면 채권펀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환매하더라도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은행예금 상품은 확정금리 상품인 반면 채권펀드의 성과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주식펀드와 채권펀드 등으로 적절하게 분산투자할 경우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서로 다른 투자목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투자할 채권펀드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채권펀드의 기대수익률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투자 대상 채권의 잔존 만기와 신용등급이 가장 중요하다. 잔존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할수록, 그리고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할수록 위험은 커지고 수익률도 높아진다. 채권펀드를 선택할 때는 수익률보다는 펀드 내 편입된 채권의 잔존 만기와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민주영의 펀드 투자학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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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