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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신뢰라는 놈이 금융시장에서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예를 보자. 민간 소유의 중앙은행(*이것은 어른 이해가 가지 않는 구조다. 민간인이 소유한 은행이 국가의 중앙은행이 되다니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까지는 역사적으로 엄청난 싸움과 논쟁이 있었다)이 국채(*납세자의 힘)를 기초로 해서 지폐를 만들어내고 있다. 결국 종이를 기초로 해서 종이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거 금본위시절에는 그 자체에 가치를 지닌 금을 기초로 지폐를 만들어냈지만 이제 금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돈에 대한 사용자들의 신뢰다.

이론적으로는 중앙은행이 현금을 많이 찍어내고, 이 돈이 금융기관에서 신용창조를 많이 해서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많아지면 돈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그래서 돈의 값어치가 낮아지고, 물가가 올라가고, 그 돈의 환율이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 반대로 돈의 양이 너무 적으면 사람들이 서로 돈을 갖고 싶어해서 돈의 값어치가 올라가고, 물가가 떨어지고, 그 나라의 환율은 올라간다. 물론 돈의 양이 어느 정도이면 적당한지 이를 알기는 쉽지 않다.

지금 미국 중앙은행은 과거 몇 년 동안 너무 낮은 금리로 신용(*부채)이 많이 늘어났고, 신용 내부에 있는 위험(*이 위험은 신용을 얻는 비용, 즉 금리로 나타난다)은 거의 무시되었다. 신용이 지니고 있는 위험은 언제나 적당한 선에서 규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시장의 힘에 의해서든 아니면 정부의 규제에 의해서든 말이다. 그러나 시장에 맡겨둔 결과 인간의 탐욕이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위험 그 자체를 사고파는 상품을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이런 상품을 사두면 위험이 왔을 때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안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신용창조의 주역이었던 월가의 대형금융기관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대형보험회사 그리고 모기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쓰러졌다.

즉 시장에서 신용에 대한 불신이 생기자 상품의 거래량이 줄고, 신용에 내재하고 있는 위험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기존 상품의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한 마디로 줄이면 새로 만들어지는 신용의 양이 줄어든 것이다. 이것이 가지고 올 위험상태를 미리 막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집어넣어도 그 돈을 시장으로 전파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대형 1차 금융기관들이 그 돈을 신용창조를 통해서 시장에 널리 뿌리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자금 통로를 맡을 기관을 세워서 여기에 약 7000억 달러의 돈을 집어넣어 주택 부문에서 나온 부실채무를 사주기로 하고 이 제안을 지난 주말에 국회에 제출했다.

이제 시장의 모든 관심은 이 조치가 만들어낼 효과에 모아지고 있다. 만약 시장이 이번 조치를 보고 미국 통화 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보낸다면 시장은 회복단계로 들어갈 것이고, 투입된 자금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여전히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면 많은 부작용과 더욱 큰 금융위기를 만들어낼 뿐이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미 선언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무너지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말이다. 이 말은 돈의 공세를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말이다. 이미 과잉 신용으로 지나치게 올라간 금융자산의 가격이 붕괴하자 이를 돈을 풀어서 값을 올리려는 정책을 계속 하겠다는 말이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문제가 풀린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금융위기는 별로 걱정할 일이 없다. 지금까지는 돈을 조금 풀어서 잘 안 되었는데 이제는 많이 풀 것이므로 문제가 풀린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문제가 풀린 것인지 아닌지는 미국 달러의 가치=물가상승률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달러의 가치가 낮아져서 물가가 올라가고 달러의 대외가치(*환율)가 낮아진다면 이번의 조치는 위기를 더욱 키우는 것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달러의 가치에 별 변동이 없고, 물가에도 별 변화가 없고, 달러의 대외가치 역시 별 변화가 없다면 이는 많은 돈을 넣어 부실채무를 사들이는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 될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달러의 양이 많이 늘어났으나 시장이 여전히 달러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필자가 읽은 과거 대형 금융위기 또는 공황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이번 초치는 성공의 가능성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로마의 멸망, 프람스 혁명과정, 192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통화체계, 금융시장 환경, 정치와의 관련성 등 모든 것이 지금과 다르므로 딱 잘라서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점쟁이가 아닌 필자로서는 언제나 그러하지만 더 기다려보는 길밖에 없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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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주 (sazuha@empal.com)

기사제공 :

출처 : http://bank.naver.com/column/rich_sub_view.nhn?column_id=20070514172715&article_id=0002020025&office_id=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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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