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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산운용사 사장님이 들려준 이야기다. 친구분 중 괴짜가 있는 데 고등학교 시절 엄청 놀았다고 한다. 너무 놀다가 막상 고3에 올라가니 대학에 갈 수 있을 지 걱정스런 상황이 됐다. 며칠 고민하더니 전년도 대학 학과별 커트라인 표를 구해와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대학에 갈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표를 자세히 보니 사범대 '과학교육학과' 옆에 커트라인 숫자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이유를 알아본 즉 신설학과로서 당시에 처음 학생을 뽑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친구분은 주저 하지 않고 바로 과학교육학과에 응시해 당당히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개 버릇 남 못 준다'는 속담처럼 대학에 가서도 역시 엄청 놀다가 어느 새 졸업을 맞게 됐다. 전공대로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도 당시엔 과학 과목이 아직 정규 교과가 아니어서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진로를 고민하다가 지도교수님의 조언대로 일단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

그리고 몇 해가 흘러 유학을 다녀오니 그동안 과학이 정규 과목이 되고 그만큼 대학 교수 자리가 나게 됐다. 결국 이 친구 분은 대학 교수가 돼 후학을 가르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단다.

다른 사람들은 소위 인기학과로 몰려가 힘든 입시경쟁을 치르고 대학을 나와서도 역시 극심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반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가면 경쟁도 심하지 않고 즐겁게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투자시장을 보면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며 즐거운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6월16일~7월16일) 코스피지수가 무려 238.03포인트(-13.62%)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식형 펀드(주식 60%이상 투자) 수탁고는 1조 332억원이 늘었다.

이들은 주가가 떨어질수록 투자를 늘리는 '역행투자자'들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연말 뒤늦게 투자에 나섰다가 상당한 손실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더군다나 1년 이내 써야 할 자금을 투자해 눈물을 머금고 펀드를 해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상당수 전문가들 역시 주가가 연일 하락함에 따라 보수적으로 투자하거나 지금은 투자하지 말아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주가가 오를 때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주가가 떨어질 때는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전형적인 '순행투자'의 주장이다. 이처럼 가격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투자하는 순행투자의 악순환을 이미 겪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연말처럼 시장에 장밋빛 전망으로 뒤덮이고 신문과 방송에서 자극적으로 주가 상승을 보도할 때 비로서 투자에 나선다.

이후 요즘처럼 온갖 흉흉한 전망과 예측이 시장을 뒤덮고 주가가 한참 떨어져 손실폭이 확대되자 펀드를 환매해 버린다. 결국 주가의 상투에서 투자해 바닥지점에서 빠져 나가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투자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중한 투자자일수록 이 같은 순행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사람들의 투자방식이나 주가의 흐름을 뒤쫓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또 그렇게 해야 사실 마음이 편안하다. 하지만 경험 많은 투자자들은 이 같은 순행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남들과 달리 가야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

편집국 asiaeconomy@asiaeconomy.co.kr ⓒ아시아경제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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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