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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의 펀드투자학]

"1년 전 펀드 투자를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바람에 편승했던 제가 무지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어떤 60대 투자자로부터 받은 이메일의 일부다. 국내외 증시가 끝모를 어두운 터널 속에 빠져들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고통이 이만 저만 아니다. 어렵게 모은 투자 자금이 수익률 하락으로 줄어든 것을 보고 마음 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요즘과 같은 주가 하락기에도 투자자들마다 상황이 엇갈린다. 주가 하락에 별반 걱정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할 때마다 투자를 늘려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자도 있다. 야채 가격이 떨어지면 싸게 많이 사다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주가 하락을 '바겐세일'로 생각하며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이들은 애초부터 주식시장은 중단기적으로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고 장기적인 계획하에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주가 하락의 피해로 극심한 고통을 하소연하는 투자자들을 보면 상당수는 처음부터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별세한 존 템플턴 경의 "실수에서 배우라"는 말처럼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분이 언짢거나 마음이 아플 수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어떤 형태로든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실수를 통해 배운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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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투자자들의 몇가지 유형을 보면 첫째, 1~2년 이내 써야 할 자금을 투자한 경우다. 투자교육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 투자자는 아파트 중도금을 내야 할 돈을 남편 몰래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식펀드는 언제든 수익률이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과거 통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만일 가장 비싼 꼭대기에 투자했다면 하락기를 지나 다시 고점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3~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펀드에 투자하는 자금 역시 적어도 3~5년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여유 자금이어야 한다. 3년 이내에 반드시 써야 할 자금이라면 펀드가 아닌 은행 예ㆍ적금이나 혹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의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1~2개 주식펀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경우다. 한 투자자는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을 1개 펀드에 모두 투자했다가 큰 손실로 심한 마음 고생을 겪어야 했다. 투자자들은 '꾸준히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를 바라지만 그런 펀드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런 펀드가 만일 있다면 누구라도 펀드에 투자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펀드든 주로 투자하는 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린다.

이 때문에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펀드로 충분히 나눠서 투자함으로써 전체적인 투자위험을 낮추고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수익을 올리려는 '집중 투자'는 상당한 투자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에게나 해당되는 전략이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에게 분산 투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필수 요건이다.

셋째, 빚을 얻어서 투자한 경우다. 대출을 이용해 투자하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적은 돈으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방향이 예측과 반대로 가면 훨씬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신용대출을 받아 지난 연말 해외펀드에 투자했던 한 투자자는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절반 이상 손실 상태인 펀드를 마지못해 해지해야 했다. 결국 대출 받은 돈은 5000만원인데 이자와 손실 등을 합하면 피해액은 1억원이 넘었다. 이처럼 빚을 얻어 투자할 경우 이자부담 때문에 장기투자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손해 볼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보면 된다. 대출을 이용한 투자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인 셈이다.

이러한 투자 실패의 대부분은 깊은 고민이나 계획 없이 막연한 감에 의지해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경영학에서 경영의 과정은 'Plan(계획)-Do(실행)-See(평가)'로 요약된다. 즉 면밀한 계획을 세운 다음에야 비로서 실행하고 향후 이를 지속적으로 평가해 수정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투자자들은 'Plan'(계획) 보다는 'Do'(실행)에 익숙하다.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제라도 투자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앞서 한발 한발씩 계단을 오르듯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다.

투자 실패를 피하기 위한 절차로는 첫째, 기간에 따른 투자 목표를 확실히 세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대부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교육시키고 노후를 보내야 한다. 주요 목표마다 자금이 필요하며 이를 마련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향후 2년 이내 결혼을 하고 7년 후 자녀를 낳을 예정이라면 2년 이내 결혼비용과 7년 후 자녀 육아비용 등의 재무목표를 세울 수 있다. 2년 이내 결혼비용은 투자기간이 짧기 때문에 주식펀드보다는 안정적인 채권펀드나 저축상품 등을 통해 마련한다. 또 7년 후 자녀 육아비용은 장기 투자가 가능하므로 여러 스타일의 주식펀드로 나눠 투자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재무목표가 뚜렷해지면 투자기간과 적절한 투자 상품을 결정할 수 있다.

둘째, 주식 및 채권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 투자를 한다. 그동안 저금리 때문에 채권펀드에 대한 투자가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주가 폭락기에 채권펀드는 단연 돋보인다. 만일 적절하게 주식펀드와 채권펀드로 나눠 투자한다면 투자위험을 낮추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약세일 때 대체로 채권가격은 상승하는 특성이 서로의 위험을 상쇄시켜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줄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투자자의 손실 이내 정도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견딜 수 없는 손실 정도로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면 아예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결코 장기 투자할 수 없다.

셋째, 신뢰할 수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투자목표를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보다 면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전문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투자자를 위한 입장에서 계획을 수립해주고 관리해 줄 전문가를 찾은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은 금융회사에 따라 FP(파이낸셜 플래너) 혹은 FC(파이낸셜 컨설턴트), PB(프라이빗 뱅커), AM(에셋 매니저) 등 다양한 형태로 불리운다. 평소 거래하던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 등도 고루 방문하여 상담을 비교해보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투자와 관련된 경제신문이나 책 등을 꾸준히 볼 필요가 있다. 투자는 저축과 달리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비로소 제대로 투자할 수 있다.

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 머니투데이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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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