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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17. 21:46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오해들 읽어볼만한글2008. 7. 17. 21:46

★ 블룸버그&실시간 지수     FX News     forexfactory.com     통계지표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     전자공시

1.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여러차례 대책을 내 놓았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금리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잡지 못한 것이 실책이라는 견해에 대해 한 마디 하겠습니다.

물론 노무현 정권 당시 증가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렸었고, 유동성을 통제하는 기본적인 수단은 금리인상입니다.

하지만 03~05년 당시 금리인상을 한다는 것은 Risk요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우선 금리인상은 김대중 정권의 업보인 신불자들과 자금상황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목줄을 죄어 파산을 양산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바로 내수경기의 급랭인데요, 인플레이션 못지 않게 위험성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03년도에는 성장률이 3%대에 불과했으니 사실 금리인상은 엄두도 못낼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섣불리 금리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는 유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값싼 생필품들이 수입되어 물가를 낮추었기 때문인데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지난 10~15년간 세계경제는 저금리 하에 풀려나간 달러화, 엔화 유동성과 브릭스의 고성장을 두 축으로 폭주 기관차처럼 호황을 구가했습니다. 브릭스에서 생산되는 저가품들은 인플레 압력을 완화시키며 견고한 레일을 만들어 주었죠..

부동산 가격은 사실 전세계 부동산이 동반 상승했습니다. 05년 당시 JP Morgan 이코노미스트가 세미나에서 주요국 부동산 가격 그래프를 비교하며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아직 한참 더 올라야 한다고 설명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미 그시절에 전세계로 퍼져나간 유동성이 자산버블을 조금씩 형성하고 있었던 거죠.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금리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세계 11~12위 규모의 경제를 조정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사실 몇 개 안 남습니다. 바로 세금하고 대출 창구지도 정도이지요.. 요컨대 부동산 세금폭탄은 노무현 정부에게 고육지책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2. 노무현 정부의 좌파 정책으로 세계 호황기에 우리는 저성장 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전세계 호황기에 만족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지 못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혹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부가 좀더 성장 위주로 정책을 펴지 않아서 그렇다는 논리는 기껏해야 주변적인 이유를 과장 확대 해석한 것에 불과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저임금, 저지가의 중국, 동남아 산업이 우리나라 산업기반을 잠식해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몰락하고 내수침체의 늪에 빠진 것입니다.  중소기업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돈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굳이 공장 세우는 사업을 하려면 중국가서 하지,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 하는 것은 미련한게 되어버린 거죠. 


말하자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발달 등 선진국형 경제구조가 되기도 전에, 브릭스가 너무 빨리 성장해 버린 것이 우리나라의 불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샌드위치가 된 겁니다. IMF로 발목이 한 번 잡혔다는 것은 그래서 뼈아픕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참 정책적으로도 묘수가 없는 난제가 되었습니다. 흔히들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말로 표현되는데, 노무현 정권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게도 해법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좌파 정권이라 많이들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른 우파 정책이 더 많았다고 봅니다. '좌파, 우파, 보수, 진보'라는 말 자체가 대개 상대방 비난용도로 남발되는 허상인 경우가 많고, 유치한 이분법에 불과합니다.


3.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우리나라 통화만 약세가 되었고,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었다??

올해초 정부가 고환율을 지지했다는 점은 물론 심각한 오판이고 시장의 신뢰를 잃은 씻지 못할 실책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고환율 정책만 없었으면 이처럼 환율도 오르지 않았고 인플레이션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심한 비약입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들을 보면 대개 '아시아 다른 나라들은 안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만 그렇다. 이게 순전히 정부정책 잘못이지 뭐냐'라는 것입니다.


원화 환율은 IMF 이후 주구장창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원화 강세지요. 그랬던 환율이 이제 올라갈 때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게 벌써 작년 이 맘 때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폭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서 작년에 거의 균형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몇몇 외국계 투자은행에서는 이미 작년말 환율을 1,000원대로 예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 서브프라임이 대형으로 터지기 직전 900원을 하향돌파 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던 건 바로 관성의 법칙 때문입니다. 저도 사회 나와서 로이터나 블룸버그 단말기를 보기 시작한 이래로 원화가 약세되는 걸 잘 본적이 없습니다. 원화는 강세통화 였지요.. 펀더멘탈이 약세

로 기울어도 서로 미심쩍어 하며 쉽게 내지르지를 못하는 겁니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금융기관들이 구축해 두었던 숏포지션을 쉽게 허물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듯이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에도 견고했습니다. 유가상승, 해외펀드 유출 등으로 지출 쪽이 많이 늘어서 흑자가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지요. 특히나 조선업체 선물환매도 등은 원화 강세가 계속되리라는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작년 9월경엔가 한경 등에 F/X칼럼을 쓰는 모인사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이런 서브프라임 충격(작년 7,8월경에 불거졌던 서브프라임 2차 충격을 두고 하는 말)이 한 번만 더 있으면 이제 너도나도 손들고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환율 방향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 사람 얘기 대로 11월 서브프라임 한파가 닥치자 원화는 약세로 선회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봄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로는 정말로 손들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들의 매도행진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 겁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 원화만 약세인 것으로 나타났을까요?? 가장 쉽게는 아시아에서 고민없이 포지션 조정하기 제일 좋은 나라였다는 점입니다. 아시아국 입장에서는 미국 경기침체 등 대외환경이 안 좋으면 내수로 먹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 내수가 죽을 쑤고 있었던 나라였지요. 여러분들이 투자자라면 어떤 나라 주식부터 팔기 시작했을까요? 아시아 개도국들은 유례없는 고성장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런 성장률은 내수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중 유독 장기간 내수침체가 지속되던 나라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인도, 베트남, 홍콩, 싱가폴 할 것 없이 무차별적인 외국인 매도공세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외국인들이 팔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 밖에도 근래에 외채가 많이 증가하여(주로 선물환 매도 거래 과잉과 이를 받는 은행들의 차익거래 등으로 달러차입이 증가, IMF 때와는 성격이 좀 틀립니다.)

신용위기에 취약하다는 평이 많았고, 물론 유가 급등에 취약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여 이미 원화 약세가 예정되어 있던 운명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간과하고 고환율을 지지한 정부실책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정부 잘못이니 정권만 갈아치우면 이런 위기가 말소될 것이라는 생각 또한 순진한 환상입니다.


4. 이제는 단순한 정부비판이 아닌 정책대안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제가 이처럼 장황하게 글을 쓴 이유입니다.  최근 몇 년간을 되돌아보면 노무현 정부도, 이명박 정부도 마녀사냥 당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정부정책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박정희 시대처럼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진두진휘하던 규모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특히나 대외 여건 변화 등에 따른 위기를 단박에 타개할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정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권퇴진도 물론 대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정권 퇴진하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조금 나을까요? 전 좀 회의적입니다. 오히려 임기중 물러났다는 것 자체가 혼란과 국론분열을 불러와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선거 때까지 기다렸다가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인터넷 어디에나 이 정권에 대한 비판, 비난의 글은 넘쳐납니다. 이제 그런 단순 비판을 넘어서 정책대안이 활발히 논의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244236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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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