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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 굽는 사람의 선의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이기심 덕분이다.”(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자본주의의 핵심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물건, 서비스 그리고 자금을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인가 껄끄러운 자본주의라는 말 대신에 시장경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우리가 시장경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정부가 여기에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시장경제라는 방식이 사회 전체 구성원들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서 사회를 더 윤리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 시장경제를 따르는 것이 사회 구성원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시장경제를 옹호할 필요가 전혀 없다.

과연 시장경제는 사회 전체를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서 윤리적이 되도록 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붙어야 한다. 푸줏간 주인이 돈을 더 많이 벌겠다는 자신의 이기심을 채우려면 다른 경쟁자보다 더 질이 좋은 제품을 더 값싸게 공급해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는 이 제품을 더 많이 살 것이다. 그래서 푸줏간 주인은 돈을 많이 벌고 전체 사회는 더 풍요롭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기심을 채우려는 푸줏간 주인의 노력은 윤리적인 것이기도 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푸줏간 주인이 질이 나쁜 고기를 판다든가 파는 고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든가, 속인다든가 하는 경우, 푸줏간 주인은 추악한 이기심을 드러내는 것이며 소비자는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이런 사태는 우리가 시장경제를 통해서 만들어내려는 일이 아니다. 이때는 정부가 나서서 푸줏간 주인이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라고 규제를 해야 한다. 정부의 이런 규제가 있어야 비로소 시장경제는 원래 우리가 바라는 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독점적인 공급업자가 독점을 이용해서 소비자의 이익을 빼앗아가거나, 독점은 아니더라도 몇몇의 동업자들이 물밑에서 같은 가격을 매겨서 이익을 보려는 경우, 또는 불량한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 정부가 나서서 시장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정부의 역할은 공급자가 서로 경쟁하여 질이 높은 제품을 낮은 값에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제품의 공급을 허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정부에게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가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것은 제품의 소비자가 이기심이 가득한 제품의 공급자를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전제를 벗어난 공급자 또는 소비자의 이기심은 자유시장 안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맹수가 되어 우리 사회 전체를 빈곤하게 만들고, 힘센 맹수가 힘이 약한 사람을 잡아먹는 사태를 만들어낸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장경제에서 이런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고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하상주 (sazuha@empal.com)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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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