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 물 끓는 점까지 참아라"

성공하는 사람들을 만나 보면 공통점 중 하나가 '지독하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이 하나의 노력을 기울일 때 리더들은 두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어떤 전략을 짜낼 때 보통 사람들이 열 개의 가설을 냈다면 리더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열 개를 더 생각하고 고려한다. 보통 사람들이 '이쯤해서 됐겠지'하며 그만둘 때 성공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쫓아간다.

재미있는 것은 쏟아 부은 노력은 두 배 정도에 불과한데 그 결과는 5~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성공한 사람과 보통 사람의 자산 차이를 보라. 이는 성과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끓는 점' 때문이다.

가스렌지에 물을 끓일 때 '끓는 점'을 넘어서면 물과 완전히 다른 기체형태로 변화하는 것과 같은 식이다. 대부분 이 끓는점에 이르기 전에 일을 포기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해도 성과가 없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 역시 비슷하다. 꾸준히 장기로 투자한다면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자산은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는 바로 '복리의 힘'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여기 영희와 철수, 민정이가 있다. 이들 모두 65세까지 연10%로 자산을 운용했다.

15세부터 투자를 시작한 영희는 19세까지 5년 동안 매년 300만원씩 투자한 후(투자원금 1500만원) 65세까지 연 10%로 운용했다. 철수는 조금 늦은 19세부터 26세까지 8년 동안 매년 300만원씩 투자한 후(투자원금 2400만원) 역시 65세까지 운용했다. 끝으로 민정이는 27세부터 65세까지 39년 동안 역시 매년 300만원씩(투자원금 1억1700만원) 투자했다.

세 사람 중 65세에 가장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얼뜻 생각하기에는 투자원금이 가장 많은 민정일 것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65세 시점에 영희의 자산은 16억1500여 만원이며 철수는 15억5200여 만원이 된다. 반면 민정이는 13억2400여만원이다. 영희가 민정이보다 1억2000만원 적게 투자하고도 총액은 오히려 2억9058만원이나 더 많다.

빨리 시작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물론 연10%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올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이는 복리의 엄청난 마술을 설명하기 위한 전제일 뿐이다.

이들 자산이 늘어나는 모습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처음에는 조금씩 늘어나다가 일정 정도 기간이 지나고 부터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끓는 점'을 지나면 그래프의 선이 거의 90도에 가깝게 기하 급수적으로 불어난다. 마치 조그마한 눈 덩어리가 산 위에서 출발해 점점 커지면서 나중에는 어마 어마한 눈사태로 이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 끓는 점을 넘지 못하고 돈을 써버리기 때문에 돈을 모으지 못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가이자 존경받는 자선가인 워렌버핏은 "나 역시 고급양복을 구입한다"며 "그러나 미래가치를 생각할 때 그다지 수지 맞는 구매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돈의 시간가치를 아는 그는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값비싼 양복도 60세가 넘어서야 사 입을 정도였다. 그러나 값비싼 양복에 지출한 돈은 복리로 계산했을 때 미래 가치가 너무 커서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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