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 찾지말고 스타일 따라 분산투자해야

요즘 '하노이의 탑'이라는 게임이 화제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부 잘하게 해주는 게임으로 소개된 이후 인터넷 쇼핑몰마다 동이 날 정도다.

나무 막대 3개에 크기가 다른 원판들이 끼워져 있는 데 한 막대에서 다른 막대로 원판을 옮기는 게임이다. 이때 한 원판씩 옮겨야 하며 크기가 작은 원판이 큰 원판 밑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 규칙이다.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잡으면 손을 놓기가 어렵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무념무상'의 경지에 빠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볼만하다.

좀 복잡하긴 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어서 이를 빨리 인식하고 익숙해 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잘 할 수 있다. '이까짓 쯤이야' 하면서 덤볐다가 '나는 공부 잘하는 머리가 아닌가'라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요즘 사회는 일정한 패턴을 빨리 익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일정한 패턴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특히 투자의 세계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는 능력은 오히려 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경우가 많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정한 패턴을 찾고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요즘은 가치주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등 특정 스타일의 펀드가 유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예측이 다행히 맞는다면 높은 성과를 올리겠지만 예측과 틀리다면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투자는 1년 중 364일 잘 나가다가도 하루 어긋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이제라도 투자에서 어떤 패턴을 찾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자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애초부터 여러 다른 스타일의 펀드에 나눠 투자한다. 즉 개별 펀드의 스타일을 명확하게 판단하고 스타일이 다른 펀드에 고루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첫째, 투자할 때 해당펀드나 운용회사의 운용스타일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막연하게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고르기 보다는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펀드 성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운용 스타일을 보고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미 자신이 가입하고 있는 펀드가 성장주 펀드라면 새로 가입하려는 펀드는 가치주 펀드인지 확인한 다음 투자해야 분산투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주식시장의 유행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유행을 쫓지 않는다.

유망하다고 해서 특정 테마 펀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가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변할 경우 수익률의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중소형주나 대형주, 가치주, 성장주에 대한 균형있게 분산투자 해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스타일이 수시로 변하는 펀드에 대한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투자설명서나 운용계획서에는 가치 투자를 표명하고선 시장상황에 따라 성장형과 가치형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펀드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스타일을 변경하는 것보다는 전문화된 스타일을 가진 펀드가 더 좋은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 운용스타일을 단기적으로 변화시키는 펀드는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단기 수익률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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