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투자자를 붙잡는 덫, 위험감내도란?

며칠전 정말 안정된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며 상담신청한 고객이 있었다. 1개월전 펀드에서 많은 손실을 보고 펀드가 너무 무섭다며 안정적으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게 상담 주요포인트였다.

안정추구형 투자스타일이라 그동안 은행의 예적금만 이용하다 옆집이웃의 펀드이야기를 듣고 작년말에야 펀드를 시작하셨다고한다. 2천만원을 거치식 차이나펀드에 투자, 채 1년이 되기전에 천만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품가입을 서두르게 된것이다.

문제는 작년 10월에 가입했는데 11월이 되면서부터 주가가 급격히 하락세를 걷기 시작하면서였다. 천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한 펀드는 한 달 사이에 약 300만원 가까운 손해를 보게되었고, 원금보장이 안되는 실적배당형상품을 처음접한 A씨는 그때부터 불면증에 시달리다 결국 원금의 40% 손실을 본 상황에서 정리를 했다고한다.

재무상담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A씨의 경우 기대수익은 높은 반면 경험이 부족해 원금손실에 대해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이 상대적으로 낮은데서 투자실패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물론 펀드에 대한 분석이나 투자기간 미설정, 분산투자를 하지않았던 점 또한 문제였다.

비단 A고객만의 일은 아닐것이다.

투자를 함에 있어 고려해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익과 위험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이다. 그래서 펀드상품이나 ELS와 같은 투자상품을 권유할 때 각 금융기관에서는 투자성향진단지를 활용해 본인의 투자성향을 체크한다.

대부분의 투자성향진단지에는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치와 투자경험여부, 그리고 원금손실시 대처방안 등에 대한 몇 가지 질문으로 투자스타일을 단순화시켜놓고있어 말그대로 본인의 투자성향정도만 파악되는 수준이다. 여기에 과거 본인의 투자경험을 결부시켜 투자목적, 투자기간을 결정해야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본인의 투자성향을 파악하는것은 투자설계의 기본이다.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본인의 체질에 맞지않으면 독약이 될 수 있음과 같다. 위험감수형의 경우는 안정성위주의 투자성과에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위험회피형은 위험이 높은 투자자산에 투자할 경우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투자에 실패할 우려가 높다.

투자에 있어서 수익과 위험은 정비례관계이다.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위험 또한 높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투자경험이 적은 초보투자자의 경우 기대수익만 바라보는 단편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위의 A씨와 같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위험감내도는 크게 시간적인 부분과 규모적인 부분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가 있다. 시간적인 부분의 위험감내도는 원금손실에 대해서 시장이 회복되길 기다릴만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이다. 규모적인 부분의 위험감내도는 손실부분에 대해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지와 관련되는데, 어느 정도 규모까지의 손실을 견딜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개인의 투자성향과는 별개로 투자의 경험은 위험감내도를 일정부분 높여주는 작용을 한다. 견딜만한 가치가 있는 위험은 스스로가 잘 이해하고 계획 하에 인내하는 것이고 반대로 최악의 위험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견뎌보는 것이다.

간접투자가 보편화된지 몇 년 되지 않은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그 동안 상승장과 횡보장만 경험한 투자자들에게 언젠가 다가올 하락장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준비가 필요하다. 상승과 횡보를 오갔던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수익에 관심이 컸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위험관리가 큰 관심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수익과 위험의 두가지 축을 고려한 분별있고 건전한 투자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