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이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단정했다. ‘파티는 끝났다’ 또한 주식을 통해 연 10%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그런 기대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까지 했다. 투자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가 된 워렌 버핏이 한 말이라서 더 관심이 간다.
그럼 왜 워렌 버핏은 이런 말을 했을까?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분기 실적 발표 당시 기대보다 높은 수익을 보였던 기업들도 ‘기대보다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이지 ‘사상 최대의 실적’ 등과 같이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이 아니다.
때문에 기대보다 나쁘지 않았던 실적을 반영해 다우지수가 12,000선 아래에서 13,000선까지 반등한 것이다. 이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떡밥 등 주가에 도움을 주는 정책도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런데 미국 경제는 갈수록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동반침체는 ‘역 부의 효과’를 가져와 미국인들이 처음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 감소는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소비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디커플링이 발생하기 어렵다
브릭스 등 신흥국가의 성장으로 미국의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그리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단지 주장에 불과할 것이라 생각된다. 중국 상하이 지수는 최근 50% 가까이 하락했다. 단기 반등을 했지만 그 전처럼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부동산 시장도 정점을 찍었다. 또한 신흥국가의 경제도 미국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미국이 침체되면 시간차를 두고 신흥국가의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쪽도 상황이 좋지 않다. 유럽 부동산도 이미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는 중이며, 달러대비 유로화 환율이 연일 최고라고 떠들고 있지만 이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을 뿐이다.
재테크 수난시대가 오고 있다
사실 IT버블 이후 쏟아진 유동성으로 인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전 세계, 어느 자산을 막론하고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에다 전 세계 경기의 동반 호조와 중국의 영향으로 골디락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뭘 해도 안 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경기 사이클은 완연한 하락국면에 진입했으며, 투자자들은 미국 부동산발 신용경색 위기로 인해 극도로 투자에 인색해졌다.
국내로 시선을 좁혀도 마찬가지다. 최근 강북 소형 아파트가 움직이고 있으나, 이러한 현상은 단기에 그칠 것이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수요로 인한 가격 상승은 투기 거품이 빠지고 나면 급격히 폭락하기 쉬우며, 강북 소형 아파트의 상승은 투기수요로 인한 상승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선행지수는 2개월, 동행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1900에 근접할 정도로 KOSPI지수가 상승했으나, 이는 환율수혜라는 ‘떡밥’으로 인한 허상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대표 우량주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 50만원 초반대에서 70만원 중반대까지 상승하긴 했지만, 좋은 수익이 아니라 환율변동에 인한 ‘나쁜 수익’으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환율이 안정되면 지수상승으로 착각을 일으켰던 투자자들도 정신을 차리고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나 유럽에 투자하지 못하는 자금이 일시에 몰려와 아시아국가들의 주식시장이 단독 호황을 맞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확률은 지극히 낮다.
때문에 지금부터 향후 2~3년간은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며, 자산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쉬는 것도 투자다. 파티에서 배불리 먹었다면, 이제는 소화를 시키며 다음 번 파티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