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사례분석 : LG전자의 경우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이 글은 영업보서를 사용하여 한국 주요 회사 중 특이한 모습을 보이는 회사를 사례분석하고 있다.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칼럼에서는 LG전자를 보기로 한다. 과거 영업실적만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것이므로 회사의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시기 바란다.

LG전자를 선택한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회사이고 전 세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회사로서 이 회사가 가진 특징이 재무제표로 볼 때 매우 특이하기 때문이다.


위의 표는 필자가 새로운 회사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다. 이 회사는 2007년 12월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4조원이고, 이중 부채가 절반인 7조원이고, 주주자본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일년 동안 자산 14조원을 사용해서 2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우선 이것이 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이 회사는 자산에서 매출이 나오는 정도가 매우 높다. 그러면 매출에서는 얼마의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23조원의 매출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이 6천억 원으로 이익률이 겨우 2.4%에 지나지 않는다. 이 회사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은 작년 한 해만의 일이 아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유통회사들도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이보다는 더 높다. 정말 이 회사는 이토록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만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이 회사의 특징은 박리다매형의 회사다. 많이 만들어내서 싸게 파는 전략이다. 물론 이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그래도 이렇게 낮은 이익률로 회사는 주주가치를 과연 높이고 있는 것일까?


이 회사의 자본이익률은 보면 영업외부문의 영향으로 변동이 심한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볼 경우 자본이익률은 10%를 넘지 못한다. 자본조달비용을 얼마라고 볼 것인가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 정도의 자본이익률로는 자본비용을 겨우 만들어내고 있는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와서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다른 많은 회사들이 과거의 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통주 시가총액으로 보면 약 22조원으로 지금의 주가는 2007년 순이익의 거의 20배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이 회사 역시 지금의 높은 주가를 과거 영업실적으로는 합리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면 앞으로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과연 시장은 지금의 지나치게 낮은 매출이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일까?



다행히 올해 1분기에 이 회사는 매출액도 늘어나고 특히 영업이익이 과거 분기에 비해서 갑자기 급등했다. 그래서 매출액이익률로 보면 8%로 높아졌다. 이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직 정식으로 분기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아서 어떻게 갑자기 영업이익이 이토록 많이 늘어날 수 있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위의 표는 LG전자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3가지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처럼 어느 것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숫자가 많이 달라진다. 이 회사는 해외법인들이 많이 있어 본사 영업실적을 따로 분리해내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분기의 실적만을 보고 회사의 사정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 어쨌든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의 이런 움직임을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올해 1분기에 이 회사에 일어난 좋은 변화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 여기서 사용한 기초 자료는 WiseFn에서 제공받은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 이 자료는 영업보고서만으로 회사의 상태를 들여다본 것입니다. 따라서 이 회사의 상태를 정확하게 그리고 완전하게 분석한 것이 아닙니다. 사용한 숫자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분석과 예상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