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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3. 20:03

공개매수 공부하자!! 아자~!!/경제용어&상식2008. 5. 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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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상렬] 틴틴 여러분도 주식에 관심이 많지요? 요즘 주식시장에선 ‘제일화재’라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일주일 새 주가가 두 배로 뛰었거든요. 이유는 이 회사가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랍니다. 같은 보험회사인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를 인수하겠다고 나섰거든요. 메리츠화재는 최대주주 김영혜씨의 지분(20.7%)을 사겠다고 제안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밝혔어요. 공개매수 얘기가 나오면서 주가가 순식간에 오른 것이지요. 도대체 공개매수에 어떤 마법이 담겨있는 걸까요.

◇‘주식시장의 결투’공개매수=공개매수는 말 그대로 공개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비밀리에 주식을 매집하는 것이 아니란 의미지요.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까지 얼마에 사들이겠다고 기간과 가격을 정해놓고 시장 밖에서 사들이는 것입니다. 대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들이게 됩니다.

공개매수를 하는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주주가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고, 지주회사가 되려고 자회사 주식을 매집하는 경우도 있어요. 공개매수는 특히 적대적 M&A의 방법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대주주가 회사를 넘겨주려 하지 않을 때 다른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모으는 것이지요. 기존 대주주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면 그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리츠화재 측이 말한 공개매수도 이에 해당합니다.

그냥 주식시장에서 사들이면 되지 않느냐고요? 그러면 좋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한꺼번에 주식을 많이 사들이려 하면 주가가 껑충 뛰어버립니다. 때문에 애초에 생각했던 비용으론 원하는 만큼의 주식을 사지 못하게 되고 말지요. 그래서 차라리 시장가에 다소 돈을 얹어주더라도 일정한 가격을 정해놓고 장외에서 사들이는 공개매수 방법이 많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누군가 공개매수를 선언하면 대주주라고 가만 있을 리 없습니다. 손 놓고 있다간 회사 경영권을 뺏기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이때부터 회사 경영권을 지키려는 대주주와, 인수하려는 측 사이의 치열한 결투가 시작됩니다. 경영권은 전체 주식의 51%를 가진 사람이 가집니다. 한표라도 더 많이 얻는 쪽이 이기는 다수결 원리와 비슷하지요.

그래서 공개매수 대상이 된 회사의 대주주는 지분율을 더 높이려 안간힘을 씁니다. 대표적 방법이 시장 안팎에서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것이지요. 대주주가 쓰는 다른 방법은 자신의 편이 돼줄 우군을 동원하는 것입니다. 많은 주식을 가진 누군가가 대주주를 지지하고 나서면 굳이 대주주 자신이 주식을 51% 갖고 있지 않더라도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겠지요. 이런 우호 세력을 ‘백기사’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쪽을 돕는 이도 등장할 수 있겠지요. 이런 세력은 ‘흑기사’라고 합니다. 제일화재 사례의 경우에도 백기사가 있습니다.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최대주주 김영혜씨를 돕는 백기사인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씨는 오누이 사이입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한진중공업 계열사들과 함께 제일화재 지분 11.5%를 사모았는데, 최대주주 조정호씨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동생입니다. 그래서 제일화재 공개매수는 한진그룹과 한화그룹 간의 한판 승부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주가 급등락 일쑤=누군가가 어떤 회사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하면 주가는 오름세를 타게 됩니다. 우선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대주주가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일반투자자도 가세합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가보다 높게 제시되기 때문에 주식을 사서 공개매수에 응하면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매수 세력이 몰리면서 주가는 빠르게 올라갑니다. 제일화재도 15일 9020원이었던 주가가 메리츠화재 측의 인수 의사가 알려지면서 22일 1만79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공개매수가 예정돼 있거나 진행 중일 때 투자자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워낙 시장 상황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수를 추진해온 측이 갑자기 M&A를 포기하거나, 대주주가 순식간에 주식을 대거 사들이거나 백기사를 동원해 경영권을 지키는 데 필요한 주식 확보에 성공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잔뜩 기대를 모았던 주식 매집 결투는 없었던 일이 되고, 주가는 수직으로 추락하게 되지요.

28일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인수를 포기했다는 소문에 주가가 1만4150원까지 떨어졌다가 메리츠 측이 M&A를 계속 추진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1만9050원까지 급등한 것은 공개매수와 관련된 주가가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개매수가 끝나거나 실패하는 경우에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집니다. 주식을 사들이는 큰 세력이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공개매수 소식에 주가가 단기간에 뛰는 것만 보고 무턱대고 주식을 샀다간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국내에선 공개매수로 M&A 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

주가가 너무 올라 주식 사 모으기 포기

강력한 ‘백기사’의 등장에 실패 하기도


적대적 M&A의 대표적 수단으로 사용되는 공개매수가 한국에서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시장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주는데 왜 실패하느냐고요?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매수 세력이 몰리면서 주가가 공개매수 이상으로 오르는 일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대해 느끼는 매력이 확 떨어지겠지요. 결국 많은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게 되고, 공개매수에 나섰던 측에선 애초 원했던 만큼의 주식을 사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최근 샘표식품에 대한 공개매수가 실패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투자증권의 사모투자펀드인 마르스1호는 샘표식품 주식을 3만원에 공개매수했습니다. 그런데 공개매수 선언 시점만 해도 2만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공개매수 이후 급등해 3만원을 웃돌았고 결국 마르스1호는 당초 목표했던 분량을 사들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강력한 백기사가 등장하는 것도 공개매수의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입니다. 샘표식품의 경우엔 식품회사인 풀무원이 백기사로 나섰답니다.

공개매수는 M&A를 시도하는 측과 경영권을 지키려는 측 모두에게 힘든 싸움입니다. 특히 M&A에 휘말린 기업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매집에 나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돈을 쓰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방어한다 해도 큰 부담을 안게 되곤 합니다.

약 10년 전인 1997년 대농그룹의 지주회사 격이었던 미도파에 대한 공개매수가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신동방그룹이 미도파 공개매수에 나서 적대적 M&A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다른 대기업들이 대농 편을 들면서 신동방그룹의 M&A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대농그룹은 공개매수에 맞서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힘을 써버린 나머지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적대적 M&A에 대한 사회적 반감도 공개매수 성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적대적 M&A를 ‘남의 회사를 빼앗는 부도덕한 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했거든요. 하지만 일반 주주 입장에서 보면 공개매수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주식을 보다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요. 공개매수가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94년 한솔제지의 동해투금 인수나 97년 사보이호텔의 신성무역 인수가 그런 사례로 꼽힙니다.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야후 측에 적대적 M&A에 나설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야후가 MS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MS가 공개매수를 통한 적대적 M&A 카드를 만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상렬 기자 ⓒ 중앙일보 & Joins.com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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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