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업계 `사상 최대 실적냈지만…`

LCD업계 `사상 최대 실적냈지만…`

삼성전자 LCD총괄과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LCD 시장의 호황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TV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업계의 불안 심리 역시 확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총괄은 올 1분기 1조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맞았다.

지난 10일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 역시 전분기에 비해 120억여원 늘어난 88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분기 연속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대만 AUO는 지난 분기 원화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업계 선두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9945억원에 그쳐 삼성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영업이익률도 삼성전자가 23%를 기록하며 같이 22%에 그친 LG디스플레이와 AUO를 제치고 가장 알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대만 AUO가 전분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원화 기준으로 4조48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삼성전자(4조3400억원)와 LG디스플레이(4조3220억원)에 계속해서 앞섰다.

이처럼 국내 LCD업계가 비수기인 1분기에 모처럼 고른 성적표를 낸 것은 TV용 LCD패널 가격의 안정과 IT용 LCD패널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46인치 이상 대형 패널에서,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IT용 제품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수기에 대비해 제조업체들이 LCD패널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베이징올림픽 특수 등도 있어 2분기 수요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LCD패널 업계의 긍정적 실적과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부정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북미와 유럽 TV 시장이 위축되면서 1분기 평판TV 시장은 전분기(3200만대)에 비해 28%나 감소한 2300만대에 그쳤다. 1분기가 비수기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기간 세계 1, 2위 LCD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인 속에서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두 회사의 가격경쟁은 시장 확대보다는 중소TV업체(논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제 지난해 북미에서 분기 1위에 올랐던 비지오의 경우 전분기에 비해 평판TV 판매량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CD업계 일부는 LCD TV 시장에서 상위 몇 개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구조조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 구조조정이 LCD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TV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간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스카이워스와 제휴하고 대만 TV 아웃소싱 업체와 협력관계 구축에 나선 것도 이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파나소닉은 물론 경쟁사인 삼성전자 LCD총괄의 고객사인 소니 TV사업부와 접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 LCD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실적이 좋겠지만 베이징올림픽 이후 TV 수요의 주춤, 미국발 경기침체의 영향, TV업계의 구조조정, LCD업계의 8세대와 10세대 양산경쟁 등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쉽지 않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LCD업체들이 8세대 가동시점을 다소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형기자 rilla@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