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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이 칼럼에서는 앞으로 몇 차례 한국 주요 회사 중 주요 변화가 있거나 대표적인 유형의 회사를 골라 영업보고서에 나오는 숫자를 기준으로 사례분석을 하고자 한다. 과거 회사의 영업실적 만으로 분석한다는 한계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지면의 한계로 자세한 분석은 어려우나 생각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칼럼에서는 현대건설을 다루기로 한다. 현대건설을 선택한 이유는 이 회사는 한국의 다른 대부분의 회사들처럼 외환위기로 큰 고통을 겪었다. 그 이후 지금 이 회사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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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는 필자가 어떤 회사를 처음 살펴볼 때 사용하는 회사의 주요 재무지표와 투자지표를 정리한 것이다. 이 표를 보면 최근 이 회사의 전체 자산은 6.7조원이고, 이중 3분의 2가 부채이고 나머지 3분의 1이 주주자본이다. 총자산 6.7조를 사용해서 일 년 동안 만들어 낸 매출액은 5.6조원정도였으며, 이 매출에서 만들어 내는 영업이익은 6%가 조금 넘는 3600억 원이었다.

더 자세한 영업실적 분석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이 회사의 순이익을 주가와 비교해 보기로 하자. 최근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10조원으로 순이익 2800억원의 35배가 넘는다. 이 배수는 시장 평균보다 두배 이상의 높은 수준이다. 과연 이 회사의 주가이익배수가 이토록 높을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회사의 주가이익배수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을 경우 이 배수가 적정한 수준인지 아닌지를 보는 방법 중의 하나는 회사의 몇 가지 중요한 재무지표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미 이 회사의 매출이익률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6% 정도로 결코 높은 편이 아니며, 이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의 성장률 또한 주목할 정도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자본이익률 즉 회사가 만들어 낸 이익의 정도를 투하한 자본의 양과 비교해보면 대략 10% 전후로 이것 역시 높은 편은 아니다.

최근의 모습을 이정도로 보고 이 회사의 현재를 과거와 비교해 보기로 하자. 즉 이 회사는 외환위기 전과 비교해서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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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매출이익률의 변화를 보면 이 회사는 2000년에 엄청난 적자를 보았다. 이 적자로 자본 잠식까지 일어났다. 이 적자는 당연히 그 이전부터 있어온 잠재 적자를 한꺼번에 드러낸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에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도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외환위기 전과 비교해서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단 영업외부문에서 적자가 줄어들어 순이익률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물론 과거와 비교해서 좋아진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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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서 좋아진 대표적인 것이 매출액과 비교해서 운전자산의 규모가 작아진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 운전자산에 현금이 잠기어 있는 정도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현금잠김일수가 200일에 가까웠으나 지금은 50일 정도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최근으로 오면서 매출채권이 다시 늘어나면서 현금잠김일수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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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분명하게 좋아진 현상은 현금흐름에서 일어난 변화다. 과거에는 영업활동으로 들어오는 현금은 얼마 되지 않는데 운전자산 투자로 들어가는 현금의 양은 계속 늘어나서 언제나 현금이 부족했고, 이를 메우기 위해서 차입금이 늘어났고, 이는 지급이자를 키워서 결국 순이익을 내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업활동에서 들어오는 현금과 이를 위해 나가는 현금이 거의 균형을 맞추고 있어 비록 현금에 여유가 생기지는 않고 있지만 과거처럼 현금이 부족하지는 않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서 볼 때 이 회사는 과거와 달라진 점도 있고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다. 비록 달라진 점을 좋게 평가한다하더라도 과거의 실적으로는 지금 이 회사의 높은 주가이익배수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굳이 지금의 높은 주가이익배수를 합리화하자면 앞으로 이 회사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지금으로서 이 회사를 보는 중요한 기준은 회사가 많은 량의 수주를 갖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회사의 매출영업이익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현금이 흑자를 내는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의 조짐이 보인다면 필자는 지금의 높은 배수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식시장 가격이 이런 식으로 합리적인(?) 근거위에서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는 회사의 장래에 대해서 예측력이 높은 사람도 있고, 이런 것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최근에 주가흐름을 따라다니는 사람도 있다. 초보자가 10년 고수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일도 일어난다. 각자는 자기 나름의 논리로, 또는 자기 성질에 못 이겨서 투자를 결정한다. 그 결정의 결과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것이다.

필자는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을 먹을까 우동을 먹을까 항상 망설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자장면을 잘 하는 집에 가면 자장면을 주문하고, 우동을 잘 하는 집에 가면 우동을 주문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그 집이 무엇을 잘 하는지 아는 것이다. 그런 집을 찾아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번 찾아내면 그 다음부터는 선택이 쉬워지고 보상이 따른다. 그 집이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가지를 않는다. 그것 외에도 다른 음식이 많이 있다. 주식투자가 이와 별로 다를 바가 있을까?

* 여기서 사용한 기초 자료는 WiseFn에서 제공받은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 이 자료는 영업보고서만으로 회사의 상태를 들여다본 것입니다. 따라서 이 회사의 상태를 정확하게 그리고 완전하게 분석한 것이 아닙니다. 사용한 숫자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분석과 예상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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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