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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에게 배우는 투자의 지혜 (8) | 랄프 웬저 -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Ralph Wanger, 1933~)는 월스트리트에서 소형주 투자의 개척자로 손꼽힌다. 그의 이름은 투자자들의 이목이 ‘니프티 피프티(Nifty-Fifty)’로 불리는 대형 우량주에 쏠려 있던 1970년 소형주에만 투자하는 에이콘펀드(Acorn Fund)를 출범시키면서 널리 알려졌다.

에이콘펀드는 뮤추얼펀드 평가 회사인 모닝스타로부터 최고의 평가(별 5개)를 받았으며, 투자 전문지 〈워스〉가 선정한 ‘최고의 소형 성장주 펀드’에 뽑히기도 했다. 1970년 출범 시점에 1만 달러를 에이콘펀드에 투자했다면 웬저가 은퇴한 2003년에는 130만 달러로 불어난 반면 이 기간 중 S&P 500 지수에 투자했다면 40만 달러로 늘어나는 데 그쳤을 정도로 그의 펀드 운용 성과는 탁월했다.


사자 나라의 얼룩말

웬저 하면 떠오르는 멋진 비유가 있다. 그가 지어낸 ‘사자나라의 얼룩말(A zebra in lion country)’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웬저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투자 철학이 숨어 있다.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리스크와 수익성이라는 문제를 웬저는 우화를 통해 쉽게 설명한다.

펀드매니저와 얼룩말은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둘 다 아주 특별한, 하지만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갖고 있다. 펀드매니저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 하고, 얼룩말은 신선한 풀을 먹으려 한다. 다음으로 둘 다 리스크를 싫어한다. 펀드매니저는 잘못하면 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고, 얼룩말은 사자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둘 다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이들은 생긴 것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며,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만약 당신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얼룩말 가운데 하나라면, 당신은 무리 속에서 어디에 자리를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 주변 환경이 안전하다면 최상의 자리는 맨 바깥쪽이다. 신선한 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무리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으면 남들이 반쯤 먹다 만 풀이나 말발굽에 짓이겨진 풀을 뜯어먹어야 한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얼룩말이라면 과감히 무리 바깥쪽으로 나가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러나 사자가 달려들 때도 생각해야 한다. 무리의 맨 바깥쪽에서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던 얼룩말은 이럴 때 사자의 밥이 될 수 있다. 반면 무리의 중간쯤에서 제대로 풀도 뜯어먹지 못했던 얼룩말은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다.

투자기관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는 맨 바깥쪽에서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는 얼룩말이 될 수 없다. 이들에게 최적의 전략은 아주 간단하다. 무리의 중간쯤에 머무르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은 주식만 사들이면 결코 질책받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주식을 매수했다가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숱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나는 장기 투자자로서 중간쯤에 자리 잡는 얼룩말 철학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좋은 기업도 싸지 않으면 안 산다

웬저는 무리의 바깥쪽에서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으면서도 사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그게 바로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웬저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투자 대상 기업을 찾아내는지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창조적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는 경영진이 운영하며 매우 중요한 경제적•사회적•기술적 트렌드로부터 수혜를 입는 작은 기업, 동시에 틈새시장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서 향후 순이익이 아주 돋보일 정도로 높이 성장할 강한 기업을 원한다. 나는 또한 이렇게 작지만 강한 기업의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일 때만 주식을 매수한다.”

너무 추상적인가? 웬저가 투자하는 기업의 성격을 보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세 개의 탄탄한 지지대를 갖춘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선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야 하고, 두 번째로는 재무 건전성이 우수해야 하며, 세 번째로는 내재가치가 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웬저는 누구에게든 최고의 투자 전략이란 바로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 전략이므로 이것을 습관처럼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가수든 자기 노래를 가장 잘 부른다는 말이다. 또 스스로 마음속에 항상 새겨둘 투자 원칙을 찾아냈다면, 수천 개의 종목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해도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투자 대상에만 집중할 수 있다.

웬저는 그래서 투자 결정에 앞서 자신의 투자 지침들을 종이 위에 써보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믿음을 잃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다름 아닌 매도 시점을 결정할 때 말이다. 이런 기술을 반복적으로 지켜나가다 보면 주식 투자자에게 점점 더 좋은 습관이 된다. 더구나 이런 습관이 몸에 배면 유행에 따라 이리저리 종목을 교체하고, 그것도 대개는 유행이 끝나갈 때 올라타는 아마추어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약세장은 주식을 사야 할 때

주식시장의 성공 법칙은 간단하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언뜻 보면 당연한 상식과도 같은 말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란 무척 어렵다. 웬저는 이 말을 매우 과학적으로 풀이한다. 우선 ‘쌀 때 산다’는 말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을 때 사라는 의미다. 또 ‘비싸게 팔라’는 말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을 때 팔라는 얘기다. 여기서 리스크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바라는 추가적인 수익률이다. 리스크 프리미엄의 크기는 존 메이나드 케인스가 투자를 이끌어내는 힘으로 지목했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나 투자자 신뢰도처럼 늘 끊임없이 변한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강세장과 약세장을 가늠할 때 유용하다. 강세장에서 사람들은 장밋빛 미래를 바라보며 투기에 나서고, 따라서 리스크 프리미엄은 낮아져 심할 경우 0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강세장에서는 주식시장이 계속 올라갈 것이므로 리스크가 실제로 거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약세장에서는 이 같은 풍요감이 공포로 바뀐다. 모두가 경기 침체를 두려워하고, 금융 공황이 오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임박한 전쟁을 걱정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공포가 현실화될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강세장이 열기를 더해갈수록 투자자들은 오로지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에만 관심을 쏟는다. 반면 약세장이 되면 도처에 비관적 분석가들이 득세한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할 사실은 주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을 때 주가의 하락은 문제의 일부가 아니라 해답의 일부라는 점이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이처럼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을 때 주식을 사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을 때 주식을 팔라는 말이라는 게 웬저가 전해주는 메시지다.

시카고 출신의 웬저는 MIT에서 산업경영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처음에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우편주문판매 회사인 레인 브라이언트에 입사했다가 1961년 투자업계에 뛰어들었다. 그가 시카고에 본거지를 둔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에 들어간 것은 이전 직장처럼 ‘고단하게 힘쓸 일이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에이콘펀드가 출범하기 전까지 웬저는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1977년에는 에이콘펀드를 독립시켜 사장에 취임했다.

2003년 펀드매니저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한 웬저는 〈USA 투데이〉가 월스트리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 자산 관리를 맡기고 싶은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워런 버핏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뉴스위크〉와 〈U. 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에 의해 소형주 투자의 ‘원로(Dean)’ 칭호를 얻기도 했다.


주식투자의 황금률 제3법칙 : 옵션은 매우 중요하다

웬저는 그의 저서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에서 주식투자의 다섯 가지 황금률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핵심은 ‘제3법칙 : 옵션은 매우 중요하다’는 대목이다. 여기서 말하는 옵션은 주가지수 옵션 같은 파생금융상품이 아니라 주식에 내재돼 있는 옵션으로, 이것을 세밀히 살펴보라는 것이다.

가령 석유 기업의 경우 주식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다. 석유 기업의 현금 흐름은 여기서 창출되는데,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는 어렵지 않게 계산할 수 있다. 다만 지금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유전의 매장량이 고갈됨에 따라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도 줄어들 것이다. 석유 기업 주식의 가치를 결정하는 두 번째 요소는 이 기업이 새로운 대형 유전을 발견했을 경우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콜옵션이다.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콜옵션은 주식 보유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선사해준다.

이론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현금 흐름의 가치와 콜옵션의 가치를 합친 것이다. 따라서 현금 흐름의 가치만 지불하고 석유 기업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새로 발견할 유전의 가치, 즉 콜옵션의 가치는 거저 얻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및 미래의 현금 흐름 가치보다도 더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다면, 그건 앞으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자산이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공짜 복권을 손에 쥐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식으로 주식에 내재된 어떤 옵션은 기본적으로 공짜 복권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데 굳이 공짜 복권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옵션에 비싼 가격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첨단 바이오 기술주가 대표적인 예다. 주식시장이 투기 붐으로 한창 달아오르게 되면 미래의 성공이 담보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자들은 기꺼이 엄청난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더구나 콜옵션이 아니라 풋옵션에 가까운 경우도 있다. 즉 주식에 내재된 옵션의 가치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인 것이다. 담배회사 주식이 그렇다. 담배회사의 현금 흐름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꽤 안정적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나 시민단체의 소송으로 인해 담배 사업 자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담배회사 주식은 현금 흐름의 가치에서 풋옵션 가치를 뺀 금액으로 주가를 계산하는 게 합리적이다. 콜옵션과 풋옵션이 함께 내재하는 경우도 있다. 제약회사의 경우 획기적인 신약 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기존 약품의 부작용에 따른 대규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부수적으로 따라다닌다.

누구나 특정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사고 팔 때 늘 주식의 가치를 한번쯤 생각해볼 것이다. 웬저가 제시하는 방식대로 한 종목 한 종목의 가치를 계산하면서, 주가가 현재의 현금 흐름과 내재돼 있는 옵션 가치의 조합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둔다면 틀림없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media.miraeasset.com/media.contents.servlet.MediaSvt?mode=originalView&listmode=&media_idx=1513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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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