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결혼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주식과 결혼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머니투데이 김중근 메버릭코리아 대표][[머니위크]김중근의 실전 주식 A to Z]

소띠: 매사에 뛰어난 창의력을 응용하라. 37년생 소화가 되지 않으니 야식은 피해야 한다. 49년생 어려워도 희망적으로 생각하라. 61년생 상대의 말 한 마디에도 섭섭하다…. 어느 신문에 난 '오늘의 운세' 중의 한 부분이다. 항상 그 내용이 그 내용이고 별달리 특별한 것도 없어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얼핏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73년생 소유욕을 줄이라.”

　

말이 쉽지 인간의 소유욕을 줄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데 사실 인간의 소유욕은 '오늘의 운세' 따위의 시덥지 않은 곳만이 아니라, 주식투자 같은 중요한 재무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행동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시카고대학의 탈러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그는 강의를 듣는 학생 중에서 일부를 골라 학교 마크가 새겨진 머그컵을 나누어주고 그 컵을 집으로 가져가거나 혹은 다른 학생들에게 팔거나 마음대로 선택하라고 하였다. 아울러 그는 만일 컵을 판다면 얼마에 팔 것인지를 조사하였다.

또한 그는 컵을 받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일 그 컵을 돈을 주고 산다면, 얼마를 지불할 것인지도 역시 조사해보았다. 그랬더니 컵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최소한 5달러 25센트는 받아야만 컵을 팔겠다고 대답한 반면, 컵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들은 컵을 사는 데에 최대 2달러 20센트 이상으로는 지불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물건에 대해서는 값을 후하게 치는 반면에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물건에 대해서는 값을 깎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이 실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탈러 교수는 일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므로 그것을 쉽게 빼앗기지 않겠다는 무의식적인 태도, 즉 소유욕이 이처럼 같은 물건에 대한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한다.

　

“주식과 결혼하지 말라”는 증시 속담이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손해보고 있는 주식을 잘 팔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다른 어떤 이유에 앞서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좋게 여겨지니 사람들은 쉽사리 그 주식을 팔 수 없다.

다른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신통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처럼 좋은 종목은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주가가 연일 하락하여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의 눈에는 분명히 오를 종목으로만 보이므로 주가가 상승할 날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된다. 결국 주식과 '결혼'하는 사태에 이른다.

　

하지만 이래서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주식시장에서의 주가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 즉 다른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아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자기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특출하지도 않는 머그컵을 5달러 25센트에 팔려 한다면 그걸 누가 사겠는가. 남들이 그 컵을 사는데 기꺼이 지불하려는 2달러 20센트가 바로 적정한 시장가격이다. 그게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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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메버릭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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