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시장가설이란 Ⅱ 읽어볼만한글/이현2008. 4. 13. 18:43
효율적 시장가설이란 Ⅱ
지금까지의 효율성 검증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형 효율성은 검증하나 강형 효율성은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형 효율적 시장이라는 사실은 기술적분석이 투자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준강형 효율성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효율적이라는 부분과 비효율적인 연구결과가 엇갈리는 것이 실상이다.
그렇다면 만일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실제로 독점하고 있는 투자자가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 정보는 어디에나 동시에 전달될 수는 없다. 단순히 생각해 보더라도 투자를 직업으로 상당한 노력을 하는 전문 투자자들은 그런 대로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적어도 하루 종일 투자를 업으로 하는 기관투자자나 브로커들이 하는 일은 주식 시세판에서 아무 종목이나 골라 매매하는 것보다는 더 승산이 있지 않을까?
이것이 투자자문업자가 그들의 고객에게 사용하는 세일즈 포인트이다. 그들은 확실히 전지전능하지는 않지만으로 시작해서 그러나 당신이 혼자서 투자 판단하거나 아무렇게나 종목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우리들에게 위임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것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그것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당신의 본연의 직업에 충실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들이 풀타임으로 시장분석을 하거나 기업을 탐방하고 다른 전문가로부터 정보를 수집해서 투자한다면 최소한 당신이 직접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가 그들의 논리이다.
그렇다면 프로들의 투자성과가 그들의 주장처럼 시장을 이길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몇 개의 실증분석이 있지만 그중 젠센(Michael Jensen)이 1955년부터 64년까지 10년 동안 115종류의 뮤츄얼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것이 대표적인 분석이다. 이전까지의 연구는 단순히 수익률만을 분석한 데 비해서 젠센은 투자수익률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위험을 적용하여 펀드 발표수익률에 그 펀드의 위험수준을 조정한 수정수익률을 사용하였다.
분석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평균적으로 보더라도 뮤츄얼펀드를 10년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광범위하게 분산투자한 동일한 위험수준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와 비교해서 자산가치가 15%나 하회하는 결과를 보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젠센의 척도에 따르면 115개의 뮤츄얼펀드중에서 시장평균을 상회한 것은 불과 26개였다. 이처럼 빈약한 투자성과의 원인의 하나는 판매수수료였다. 고객이 투자하는 자금 중에서 이 부분은 펀드메니저의 투자자금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젠센은 이 부분을 제외하고 다시 수익률을 계산하였다. 결과는 약간 향상되는데 그쳤다. 이 때 시장전체의 투자성과에 비교한 자산가치의 미달부분은 8.9%였고 115개의 펀드중에서 시장평균을 상회한 것은 43개였다.
이 연구결과는 효율적시장의 강형시장을 나타내는 결정적인 증거였다. 단순히 뮤츄얼펀드에 대한 투자자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젠센은 말한다. 즉 펀드메니저들은 남다른 재능과 훈련된 사람들인데다 매일 증권시장에 몸을 던져서 경제계, 금융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조차도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기관투자가들의 수익률에 관한 연구는 이후에도 반복되었지만 젠센의 연구를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극소수에 그치긴 하지만 몇 사람의 펀드메니저는 시장에서 계속해서 이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구라면 알만한 즉, 벤자민 그레함, 워렌 버핏, 피터 린치 등은 연속적 성공으로 몇 년 동안이나 투자업계의 톱을 유지하고 있고 시장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투자성과는 강형 효율적시장에 대한 확실한 반증으로, 이러한 탁월한 성적이 단순히 행운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예를 들면 우리나라 전 국민 4천만 명이 모두 동전을 던지는 게임에 참가한다고 하자. 모두 1,000원씩을 가지고 동전의 앞면과 뒷면에 각자 가진 돈 1,000원을 걸고 매일 한 번씩 동전을 던져서 승부를 가린다고 가정한다. 매일 게임에 진 사람은 이긴 사람에게 1,000원을 건네고, 이긴 사람들은 다시 똑같은 방법으로 다음날 게임에 참가한다면, 확률의 법칙에 따라 10일간에 걸친 10번의 승부 후에 게임에 남은 사람의 수는 4만 명도 되지 않는다. 각자는 그때까지 백 만원 정도를 손에 넣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게임은 점점 더 재미있어 진다.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10일 후에는 불과 38명만이 남게 되며, 여기까지 살아 남은 사람들의 손에는 10억 5천만 원의 거금을 쥐게 된다.
이와 같이 소수의 승자그룹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성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불과 20일 동안 매일 아침 30초를 투자해서 천 원을 10억 5천만 원으로 만들었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그렇다고 이 남아있는 38명의 승자그룹과 그레함, 버핏, 린치가 동일하단 말인가?
새뮤엘슨은 완전한 효율적 시장에서도 천재투자가는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사람들이 신장이나 외모가 다르듯이 남보다 다른 뛰어난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 있으며 이를 PQ(performance quotient)로 설명한다. 이러한 PQ를 가진 사람은 매우 극소수이기 때문에 그 재능을 연기금이나 뮤츄얼펀드 운용 등에 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IQ도 높기 때문에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항상 자신의 자산만을 운용하고 그 투자기법을 다른 누구에게도 전수시키지 않으려 할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투자의 비법이 노출되면 모두 그것을 모방하여 시장이 바로 효율적이 되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우위성은 소멸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PQ법칙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타인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PQ는 자기자신의 재산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PQ보다 낮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PQ가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펀드메니저가 있다면 그들은 결코 자신의 재능을 타인에게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 펀드메니저 중에서 부자가 된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펀드운용에 대한 수수료에 의한 것이지, 그들 자산을 투자한데서 얻은 것은 아닐 것이다. 타인을 위해 자금을 운용했던 피터 린치처럼 타고난 높은 PQ를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줬던 사람조차도 투자타이밍의 센스라든가 위험판단 등 투자에 관한 종합적인 통찰력은 전혀 타인에게 전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스타 메니저가 은퇴한 후에도 우수한 투자성과를 계속해서 올린 투자운용회사가 없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출처 : http://bbs.kiwoom.com/ivsthelp/StockStory2/allbody.jsp?num=26&tnum=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