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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8-04-03]   
 
»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단말기 대신 신문 보며 하루 여는 ‘가치투자 전도사’
“증시 등락해도 10년은 묻어둬야…현 위기 기회일수도”
“저는 누구한테도 가치투자를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외롭고 힘들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투자거든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의 첫 마디는 ‘가치투자의 전도사’의 말이라기에는 뜻밖이었다. 1일 오후 그의 여의도 사무실에는 전날 있었던 부사장 승진을 축하하는 꽃바구니로 가득했지만, 이 부사장은 들뜬 기색 없이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가치투자가 최선도 아니고 누구나 꼭 해야 하는 투자방식도 아니거든요. 유행을 따라 가치투자를 하다가는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이 부사장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가치투자 유행에 대해 걱정했다. 지난해 초반 일던 가치투자의 붐은 증시 상승과 함께 성장주에 묻혀 사라져 버렸다가, 요즘 다시 봄바람처럼 떠돌고 있다.

가치투자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투자자들한테 가치투자를 권할 생각이 없어요. 단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가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하지만 저는 참고 또 참습니다. 증시가 오르내려도 팔거나 사지 않는 게 가치투자니까, 인간 본성에 역행하는 행동을 취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그는 신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증권거래 단말기 앞에 앉는 게 일인 여느 펀드매니저들과 다르다. 신문을 봐도 “뉴욕 증시가 어떻다는 등의 금융기사가 아니라 산업면 기사를 눈여겨” 본다. 이 또한 “가치 있는 기업을 발굴해 내는 기업 탐방의 일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워런 버핏은 증권거래 단말기를 아예 사무실에서 치워버렸다는데, 아직 그럴 정도의 담력은 없다”면서도 “기다리는 것과 고집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섹터 펀드매니저 13명은 사무실에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전국 곳곳을 돌며 기업 탐방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 분석을 하면서 직접 밀착 확인을 하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의심병 환자’”인 펀드매니저들은 현장을 뛰는 취재기자와 흡사하다. 이 부사장은 “앉아서 보고서만 쓰지 않고 직접 발품을 팔아 기업을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회의에서조차 다함께 얼굴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자신이 운용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가 내세우는 가치투자의 철학과 성격을 설명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한다. “가치투자 하지 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고객들도 가치투자 신봉자들로 변할 정도다. 그는 “10년을 묻어둬야 하는 펀드인데도, 수시로 드나드는 돈의 비율은 10% 안팎에 그친다”며 “그만큼 가치투자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고객들이 모이고, 그래야만 가능한 것이 가치투자”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치투자를 생각하기에 앞서 “투자자가 가진 투자 원칙과 자금의 성격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잘 맞는 옷을 찾아 입듯, 가장 잘 맞는 투자방식을 찾으라”고 그는 조언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증시 불안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거시적인 시장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요. 물가상승이 압력으로 작용하는 등 분명히 중장기적으로 만만치 않은 시장 상황인데다 증시도 안 좋은 것은 맞거든요. 하지만 영원히 증시가 바닥을 향해 가지 않는 이상, 가치투자자에겐 또 한번의 기회가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시장 상황에 타협하지 않고, 외부 환경에 영향 받지 않으면서 튼튼하게 성장하는 가치를 지닌 기업을 분석하고 발굴하는 것이 가치 투자자들의 유일한 위기 극복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 이정연 기자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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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