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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매출액비율(PSR)의 활용
 
 
최근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본질 가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전에 다룬 주가수익률(PER) 주가순자산배율(PBR)에 이어 주가매출액비율(PSR·Price to sales ratio)을 한 번 살펴보자. PSR는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것이다. ‘총 매출액/발행주식 수=주당매출액’ ‘주가/주당매출액=주가매출액 비율’이기 때문에 PSR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표가 그렇듯이 PSR의 활용 역시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기술 기업 분석에 적합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PSR 지표의 기준이 매출액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PER에 비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PSR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를 알아보자.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항목이 매출액이다. 그 다음에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영업비용, 영업 외 비용, 이자비용, 법인세 등이 뒤따른다. 여기서 회계 조작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매출액이다. 기업의 회계에서 항목을 조절하는 소위 ‘마사지’는 아래의 항목을 적당히 조작하거나, 혹은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식으로 이루어지지만 매출액은 전체에서 가장 위쪽에 자리 잡은 항목이기 때문에 손대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 때문에 매출액은 기업의 시장 파워를 가장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주식 수로 나누면 주당매출액이 나오고, 이것을 다시 주가로 나누면 이 값은 주식시장이 주당 100원의 매출에 대해 몇 %의 가치를 인정하는지 알 수 있다. 즉, 매출액 1000억 원, 발행 주식 수 1억 주라면 ‘1000억 원/1억 주=주당 매출 1000원’이 되고, 이 기업의 주가가 1만 원이라면 ‘1만 원/1000원=주가매출액비율 10원’이 된다.

이 계산에서 보면 기업의 매출액이 커지면 주당 매출액이 증가하고, 주당 매출액이 늘면 주가 매출액 비율이 낮아지게 된다. 이것은 결국 1만 원이라는 주가는 1000원이라는 매출에 의해 형성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PSR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힘’에 비해 주가가 적정한지를 알 수 있지만, 문제는 매출과 이익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유통 업종은 매출액 대비 수익성은 낮다. 이에 비해 첨단 소프트웨어 업체는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높다. 따라서 PSR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다면 PSR의 의미는 무엇일까. LG생명과학의 재무제표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이 기업처럼 이익이 들쭉날쭉한 기술형 기업에서 PER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는 어렵다. 매출액 항목을 살펴보면 2003년 이후 2000억 원 수준에서 안정돼 있음을 알 수 있다(표에서 2007년의 경우는 3분기까지만 반영돼 있다).

하지만 2005년엔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 기업의 경우엔 매출이 아니라 연구개발비 같은 투자나 판매관리비 등의 항목을 살피는 것이 순서고,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면 현재의 이익보다 신약 개발이 성공했을 경우에 발생할 이익에 초점을 둬도 좋다. 최소한 장사를 못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기업의 매출액이 급증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때 PSR를 들여다보면 최대 4 내외에서 최소 2 수준에서 안정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LG 생명과학은 주당 1만 원의 매출에 대해서 2만~4만 원의 시장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한국전력의 경우는 어떨까. 표에서 보면 PSR가 0.5~1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것은 시장이 한국전력의 가치를 매출액에 비해 낮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매출과 이익은 크지만 이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즉, 박리다매를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경우 LG생명과학과 한국전력의 PSR를 단순 비교해서 ‘한국전력이 낫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된다. 그러면 PSR는 어디에 필요한지 다시 정리해 보자. 먼저 PSR는 업종 간의 비교에서 해당 기업의 견실도를 판단할 수 있는 거울이다. PSR가 낮다는 것은 매출이 견실하다는 의미다. 또 이익변동성이 큰 기업에서 그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기업의 매출이 정체된다는 사실은 곧 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까먹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기업은 매년 비용이 증가한다. 인건비, 원자재 가격, 심지어 전기세까지도 최소 물가 인상 폭 이상은 오를 것이다. 그래서 매출액 정체가 장기화하면 기업 가치를 까먹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ER·PBR과 연결하면 도움 ‘백배’

예를 들어 KT처럼 한 기업의 매출액이 5년간 제자리걸음인 경우 설혹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는 연구 개발을 줄였든지, 인건비를 감축했든지, 또는 판관비가 감소했다든지 했기 때문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매출액이 정체된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켰다면 그 다음에는 어쩔 것이냐의 문제가 남게 된다. 더구나 연구개발비 등을 줄이면 시장이 변화해서 신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매출액 정체는 곧 주가의 정체를 부르고, 이런 기업들은 매출액 대비 주가의 저평가가 유발됨으로써 저PSR 상태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다소 특이한 사례다. 한국전력은 매출액이 이익의 영향을 받는다. 즉, 기업 공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이익은 일정하게 유지하되 총이익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이익이 늘면 전기요금을 억제하고 이익이 줄면 올리는 구조다. 유가가 하락해서 원가가 줄어들면 전기세 인상이 보류되고 반대의 경우 전기세를 올린다. 정부의 물가 관리의 중심에 서는 것이다.

이 경우 매출은 꾸준히 안정적으로 원가 상승만큼 증가하고 그에 따라 주가도 느리게 움직이므로 PSR엔 거의 변화가 없다. 결국 한국전력의 운명은 가격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달린 셈이다. 그러고 보면 현재처럼 소비자 물가와 생필품 공공가격을 억제하려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한국전력의 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나빠질 수 있고, 이 경우 PER가 좀 더 낮게 형성될 수 있는 국면이 조성될 것이다. 그것이 최근 경기 방어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의 주가가 많이 하락한 이유 중 하나다.

결론은 PSR는 이익 변화가 심한 기업에서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므로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PER, PBR, PSR를 연결지어 검토해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시골의사’ 박경철 
 
입력일시 : 2008년 3월 26일 14시 33분 33초


★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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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