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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08-03-25 09:13:55

[머니투데이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머니위크]민주영의 펀드 투자학]



<사례 1> 한때 의욕적으로 재테크 전선에 나섰던 김씨는 갈수록 재테크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재테크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싶은 기분'이 울컥울컥 치솟아 오르곤 한다. 김씨가 이처럼 '재테크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열심히 하면 할수록 자꾸 어긋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코스피 지수가 1400을 뚫자 김씨는 조정을 예상하고 주식펀드를 환매했다. 하지만 지수는 조정 없이 1800을 넘어 2000까지 올랐다. 뒤늦게 다시 쫓아갔지만 2000대를 고점으로 지루한 등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도 일본펀드가 유망하다고 해서 가입했다가 역시 손실을 기록 중이다. 또 중국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길래 달려갔지만 10월을 고점으로 현재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사례 2>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업무시간 중에 수시로 주가를 확인하던 이씨는 더 이상 주가 사이트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하지 않는다. 그 대신 회사 업무에 더 집중하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씨는 한 달 전 재무설계전문가(Finanacial Planner, FP)의 도움을 받아 은퇴 준비와 자녀교육비 마련에 대한 장기 계획을 세웠다. FP의 조언대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투자도 늘렸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하다. 하루 이틀 사이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해도 별 걱정이 없다. 어차피 장기적인 계획을 짰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집에 일찍 귀가해서 아이들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씨를 대하는 아내의 태도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김씨와 같은 삶을 원하는가 아니면 이씨와 같은 삶을 원하는가? 이는 바로 재테크와 재무설계의 차이다. 사실 재테크(財Tech)라는 단어 자체가 단기적이고 계획성 없는 투자라는 어감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한 용어는 아니다. 자산이라는 뜻의 재(財)와 전문적인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러지(Technology)가 합쳐진 재테크는 일본에서 유래된 말이다.



단순한 투자지식인 재테크보다는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가 더 발전된 개념이다. 즉 재테크가 장기적인 투자계획 없이 1년이나 6개월 단위의 자금운용이라면 재무설계는 개인의 인생(Life Cycle)에 걸친 재무목표 달성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Process)이다. 재테크가 유망한 금융상품을 좇는 것이라면 재무설계는 자녀교육비나 은퇴자금 마련을 목표로 장기적인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결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해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재테크가 아닌 재무설계인가? 보다 근본적인 이유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들은 외환위기 이후 '돈'에 대한 태도가 급격하게 달라졌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돈'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다. '돈만 밝힌다'는 말을 심한 모욕 중 하나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고통스런 외환위기를 거친 후 사람들의 관심은 '돈'으로 몰렸다. '재테크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 벌기' '돈 굴리기'가 최대 관심사가 됐으며 돈이 된다는 곳은 어김없이 인산인해가 될 정도로 몰렸다.


 


이처럼 열심히 돈을 좇아다니게 됐지만 막상 '우리 경제가 좋아졌다'거나 '살기가 좋아졌다'는 말은 듣기가 점점 어렵다. 오히려 돈을 좇을수록 사회는 더욱 팍팍해지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과 노력이 요구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막연한 신기루를 좇아온 재테크의 결과인 것이다. 이는 삶이 중심이 아니라 돈이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돈이 아닌 우리 자신의 삶을 중심에 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재무설계는 우리의 삶을 중심에 두고 그 수단으로 돈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돈의 규모를 엄밀하게 규명하고 필요한 만큼 마련하고자 미리 계획을 세워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돈에 대해서는 필요한 만큼만 노력을 붓고 남은 힘은 자신의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활용한다. 오직 돈만으로 우리의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재테크가 아닌 재무설계를 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재무설계는 어떻게 할까? 재테크와 달리 재무설계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


 


첫째는 재무목표를 결정해야 한다. 재무목표란 앞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자녀교육자금, 주택 구입자금, 노후자금 등을 마련하는 목표들이 있다. 재무목표는 여러 가지가 있기 마련인데 자신의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 가령, 노후준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자녀교육비 마련을 다음 순서로 하는 식이다.


 


둘째 자신의 자산과 부채,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서 자산상태와 자금이 들고 나가는 현황을 파악한다.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진단해야 미래의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마치 기업의 재무제표를 만들 듯이 자신의 자산 상태와 자금 유돚출입을 기록해 분석한다.


 


셋째는 자금 마련 방법을 찾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필요한 자금의 규모, 준비기간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때 목돈으로 투자할 것인지 혹은 매월 소액을 적립식으로 저축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며 투자 대상과 투자 자산의 구성비,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 등도 결정해야 한다.


 


넷째는 상품을 선택하고 자금을 실제로 집행하는 실행 단계다. 일관된 투자운영으로 우수한 투자상품을 선택하고 선택된 상품에 대한 투자방법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분기나 연간 단위로 재무계획의 달성도, 투자상품의 운용 상태 등을 점검해서 평가하는 단계다. 이러한 점검과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을 관리해 나간다.


 


펀드는 재무설계 과정에 있어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가 대신 운용해 줌으로써 투자자는 자신의 삶에 보다 충실해질 수 있는 데다 적은 돈으로 다양한 종목이나 자산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 또 대개는 장기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펀드 투자가 갖는 매력이다. 하지만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가격 등락에 따라 자산 평가액이 늘었다 줄었다 하다 보니 투자자는 불안감에 빠지기 쉽다. 아무리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인 등락을 견디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펀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재무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장기적인 방향을 명확히 계획함으로써 단기적인 수익률 변화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재무설계는 사실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이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재무설계사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투자자들이 자동차나 냉장고를 살 때는 여러 제조사나 판매대리점을 비교하는데 반해 투자할 때는 그냥 평소 거래하는 금융회사 직원 말 한마디에 덜컥 거액을 맡겨버린다. 적어도 자동차나 냉장고 살 때만큼이라도 여러 금융회사에서 자료를 얻고 이를 비교해서 FP를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믿을 수 있는 FP를 찾을 때 역시 기준이 있는데 첫째, 나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는지 본다. 고객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펼치려는 전문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확언하지 않는지 본다. 단지 상품을 판매하려는 목적 때문에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확언한다면 믿을 수 있는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셋째, 주가나 금리를 함부로 예측해서 단기적인 신상품을 강요하지 않는지 판단한다. 무모한 단기 예측을 근거로 신상품을 강요하는 전문가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다. 넷째, 투자 목적과 재무상황 등을 물어 종합적인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지 평가한다. 믿을 수 있는 FP는 우리 자신의 투자 목적과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물어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꾸준한 투자관리 방안을 만들어 주는 사람일 것이다.


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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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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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노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