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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美증시 구원투수될까

스노우볼^^ 2008. 2. 15. 21:13
워런 버핏 美증시 구원투수될까
헤럴드경제 2008-02-13 11:56
채권보증업체 재보증 제안

자상한 ‘엉클 버핏’인가, 냉철한 ‘투자 귀재’인가.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혼란에 빠진 미국 금융시장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채권보증업체 MBIA, 암박파이낸셜, FGIC 3곳이 보유한 8000억달러 규모의 지방채에 대해 재보증을 제안하고 나선 것. 일명 모노라인이라고 불리는 이들 채권보증업체는 최근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으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휘청거리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을 다시 한번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 하락은 이들이 보증한 채권의 신용도와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채권에 투자한 금융기관의 부실을 낳아 또 다른 신용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버핏의 이번 제안은 ‘과연 버핏!’이라는 찬사로 이어지고 있다. 바로 지난주 금융시장 혼란에 대해 “청량음료에 독극물을 넣어 만든 사람이 나중에 이를 직접 마시게 된 꼴”이라며 금융회사의 자업자득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지만, 쓴소리와는 별개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오마하의 현인’다운 선택이라는 평가다.

실제 전일 뉴욕 증시가 모처럼 1.09% 상승했고, 미 국채 수익률도 소폭 상승하며 진정세를 나타내는 등 미 금융시장은 버핏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버핏의 제안이 채권보증업체의 위기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삼으려는 투자 달인의 선택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지방채는 낮은 위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로, 채권보증업체 역시 파생금융상품 관련 채권 보증에서 고전하는 와중에 유일한 수익원이 되고 있는 게 지방채 부문이다. 이 때문에 채권보증업체가 버핏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이미 암박과 MBIA는 버핏의 제안에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보증업체가 버핏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버핏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딜에는 버핏과 채권보증업체뿐만 아니라 지방채 신용등급 하락으로 지방정부의 이자비용과 세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당국자의 이해관계가 달려 있다. 알짜배기 사업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채권보증업체와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는 버핏, 그리고 당국자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ejk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