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배경과 전망
주가가 또 다시 폭락하면서 증시가 꽁꽁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30일 급락에 대해 우선 "조선주 등 중국 관련주가 급락하자 이와 연관된 펀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투매 악순환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관련주들에 대한 과민반응이 나타나며 수급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증시가 하락하며 '큰 손'으로 군림해온 미래에셋이 보유종목들을 처분하고 있다는 우려감과 함께 지난해 장세를 이끌었던 조선·해운·기계 등의 이익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에 매물이 쏟아져 증시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또 3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결정을 앞두고 투자주체들이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피하면서 매수 공백이 발생한 것도 주가급락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진단도 적지않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서브프라임 위기와 경기후퇴 우려감을 꼽고 있다.
불안감이 여전히 투자심리 근저에 흥건히 깔려 있는 상황에서 불씨가 일자 매물이 한꺼번에 분출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여온 국내 증시가 여러차례 급락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은 미국발 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급이 꼬였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지지선으로 믿어왔던 1600선이 힘없이 무너지자 이제 1500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으며 1500선이 깨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왔던 31일(한국시간) 미국의 금리 이벤트도 이미 증시에 반영돼 '약발'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
다만 현재 글로벌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3배로 1990년대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IT버블 당시 PER 24배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국내 증시의 PER는 10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과거 사례를 볼 때 더 떨어지기 힘든 수준이라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는 과거 9·11테러, 이라크전쟁, 중국긴축 등으로 인한 극단적인 폭락상황에서도 PER 10배는 지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매도 국면에서는 투매보다는 기다리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을 회복하는 전략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정희 기자 ljnh@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