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가, 과학인가
유명 경제학자중에서 드물게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는 주식시장은 미인대회와 같다고 한다. 미인대회란 한 신문사가 미인 100명의 사진을 신문에 공개한 뒤, 독자들로 하여금 자기가 가장 미녀라고 생각하는 미인을 6명 선택하여 투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100명의 미인 후보 중에서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미인을 최고의 미인으로 뽑고 그 미인에게 투표한 독자에게 상금을 수여하는 시스템이다.
이 미인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아마도 미인을 고르는 기준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따라서 현명한 독자라면 이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미의 기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다. 차선의 선택은 자신의 미적 기준은 무시한 상태에서 대부분의 다른 독자들이 선택하는 미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의 선택기준보다는 나 이외의 선택에 따라 선택하는 양상이 된다. 결국 이 대회에서 최선의 전략은 참가자 스스로나 다른 참가자가 미인이라고 선택하는 사람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평균적인 컨센서스를 이룰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으로서, 불특정 다수의 참가자의 평균적인 견해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 미인대회가 주식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으로, 주가는 경제 현상이나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다수의 투자자가 그러한 현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과학으로서가 아니라 예술로 설명하는 논리다. 수 백년전 인디언들은 태양이 떠오를 때 닭이 울자, 닭이 울어야 태양이 뜨는 걸로 착각했다.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은 오늘의 증권분석가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한다. 경기와 주가와의 논쟁에서부터 선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섬머 랠리(summer rally)나 1월 효과(january effect) 등이 그런 것들이다. 과학은 규칙성을 확인하고 현상을 예측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데 주식투자는 그것과 멀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증권분석가들은 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와 위험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펀더멘털가치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그레함(Benjamin Graham)과 도드(David L. Dodd)는 주식가격은 공시된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있는 정보요소들이 시장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투자기법 개발을 시도하는 것이다.
즉 현재가격과 내재가치 사이에 차이가 있는 주식을 찾아 낼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내재가치를 하회하는 주식을 매입하고 내재가치를 상회하는 주식은 매도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것이다. 그레함 학파의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는 '투자의 마술사'로 불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이다. 버핏은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시장(주가지수 상승률)을 이긴(beat) 사람이다. 펀드매니저가 단 1년만이라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면 영웅이 되는 것에 비하면, 버핏의 수익률은 신화적인 기록으로 그의 회사가 위치한 지명을 따서 '오마하의 예언자(the sage of Omaha)'로 불리고 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찾아서 그것들의 동향을 분석함으로서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려는 펀더멘털분석은 과학적인 방법을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예술보다는 과학에 더 가깝다. 그러나 과학에 있어서 어떤 결과의 표현은 일반적인 법칙이나 방정식의 형태로 표현되는데, 과거 경험적으로 주가의 방향과 폭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마법의 공식이나 완벽한 다중회귀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혹 주가예측의 블랙박스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모두다 그것을 따라 할 것이고, 그렇게되면 시장에서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찾아서 그것들의 동향을 분석함으로서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려는 펀더멘털분석은 과학적인 방법을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예술보다는 과학에 더 가깝다. 그러나 과학에 있어서 어떤 결과의 표현은 일반적인 법칙이나 방정식의 형태로 표현되는데, 과거 경험적으로 주가의 방향과 폭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마법의 공식이나 완벽한 다중회귀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혹 주가예측의 블랙박스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모두다 그것을 따라 할 것이고, 그렇게되면 시장에서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신탁회사나 증권회사들은 그들의 뛰어난 투자성과나 예측능력을 자랑스럽게 떠들어댄다. 그중 몇몇은 잇따른 행운을 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라스베가스에서도 종종 확률게임에서 이기는 승부사들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이러한 프로라고 자처하는 투자자들이 돈을 따느냐가 아니라 아마추어 투자자들보다 더 지속적으로 따느냐이다. 여기서 효율적 시장가설에 관한 두 가지 사항을 검토하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효율적 시장가설은 내부자 정보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기업 내부의 경영자나 임원 등의 경영진들은 미래의 이익이나 손실에 관한 미공개 기밀을 미리 아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만약 이러한 정보를 시장에 공개하기 전에 자사주의 거래에 뛰어 든다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이다. 이는 개인 투자가들에게는 매우 불공평한 일이다. 따라서 내부자 주식거래는 불법으로 되어 있다. 두 번째 사항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효율적 시장가설대로 행동할 경우 효율적 시장가설은 틀린 가설이 되어 버린다. 주식을 신중하게 골라봤자 아무 효과가 없는 이유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분석하고 연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투자할 주식을 이러한 분석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르기 때문에 주식가격은 자동적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당신이 이 모든 사람들보다 정보를 더 지속적으로 우월하게 분석할 확률은 희박하다. 그러나 만약 아무도 정보를 분석하지 않는데 당신만 분석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따라서 만약 모든 사람들이 효율적 시장가설의 조언대로 아무렇게나 주식을 고를 경우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지 않은 당신은 큰 수익을 올릴 것이다.
이와 같이 투자에 있어서 예술과 과학간의 논쟁과 이 둘을 모두 무시하거나 절충하는 논리는 마치 고대 희랍인들이 하루종일 둘러앉아 사물의 이치에 대해 논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때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극단적인 대립을 하면서, 또 때로는 주식시장에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여지가 있다는 절충과 타협을 거듭하면서 발전되고 있다.
출처 : http://bbs.kiwoom.com/ivsthelp/StockStory2/allbody.jsp?num=4&tnum=66